DC형 퇴직연금은 국내 상장 ETF를 직접 담아 운용할 수 있지만 주식형 등 위험자산은 적립금의 70%까지만 넣을 수 있고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제외된다. 원리금보장형과 달리 수익도 손실도 가입자 몫이라, 예금 3%대와 주식 ETF의 장기 기대수익 사이에서 위험을 직접 지는 선택이다. 갈아타기 전 위험자산 한도와 총보수를 포함한 비용, 매수 가능 종목, 남은 적립 기간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를 직접 사고팔 수 있고,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된다. 다만 아무 종목이나 100% 담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핵심 제약은 위험자산 70% 한도다. 주식형처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ETF는 적립금의 70%까지만 넣을 수 있고, 나머지 30%는 채권형이나 예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국채형처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ETF는 100%까지 담을 수 있다.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아예 매수 대상에서 빠지고,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도 계좌에서 직접 살 수 없다.
원리금보장형과의 차이는 여기서 갈린다. 정기예금 같은 원리금보장형은 원금과 약정 이자가 확정된다. 반면 ETF는 실적배당형이라 수익도 손실도 가입자가 진다. 예금 금리가 2026년 현재 3%대인 반면 글로벌 주식 ETF의 장기 평균 수익률은 연 7~10%로 거론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장기 평균일 뿐 특정 해에는 원금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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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만 열려 있는 게 아니라 실제 자금이 빠르게 이동 중이다. 실적배당형 적립금과 그 안의 ETF 투자액 모두 최근 2년 사이 크게 늘었다.
| 연도 | 실적배당형 적립금 | 그중 ETF |
|---|---|---|
| 2023 | 49.1조원 | 9조원 |
| 2024 | 75.2조원 | 21조원 |
| 2025 | 123.3조원 | 48.7조원 |
배경에는 500조원에 이르는 퇴직연금 상당수가 2%대 저수익 상품에 묶여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예금에만 넣어두면 물가를 따라가기 벅차다는 판단이 자금을 실적배당형으로 밀고 있는 셈이다.
수익 기대만큼 위험도 분명하다. 가장 큰 변수는 손실을 본인이 떠안는다는 점이다. 노후 자금인 만큼 은퇴가 가까울수록 원금 손실을 회복할 시간이 짧다.
제도 자체의 불확실성도 있다. 위험자산 70% 한도는 금융감독원이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고용노동부와 의견이 엇갈려 시행 시점을 못 박기 어렵다. 한도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비용 구조도 따져야 한다. ETF에 붙는 비용은 운용보수, 기타비용, 매매중개수수료로 나뉜다. 운용보수는 상품에 따라 연 0.0099~0.1055% 수준이고, 예를 들어 한 미국 나스닥100 ETF는 총보수·비용이 0.1748%다. 여기에 퇴직연금 계좌를 관리하는 사업자의 운용·자산관리 수수료가 별도로 붙는다. 수치 자체는 작아 보여도 장기간 쌓이면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원리금보장형에서 ETF로 옮기기로 했다면 순서대로 확인하는 게 좋다.
정리하면, 기간이 충분하고 손실을 감내할 수 있으며 비용을 관리할 자신이 있는 사람에게 ETF 직접 운용은 현실적인 선택지다. 반대로 은퇴가 코앞이거나 원금 변동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무리해서 전액을 옮길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