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10월 30일 4분기 실적 전망 부진으로 28.58% 폭락했고, 같은 날 코스피도 3.48% 내리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에도 급락했다. 인텔 급락은 PC 수요 부진 같은 고유 악재와 AI 투자 수익성 의심이 겹친 결과여서, 메모리 중심의 한국 반도체주와 체질이 다르다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월요일 장에서는 외국인 순매수 전환 여부와 원/달러 환율,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지난 금요일(10월 30일) 코스피는 206.92포인트, 3.48% 내린 5,730.74로 마감했다. 장중 5,599까지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 6,000억 원을 팔아치웠다. 방아쇠는 전날 미국에서 28.58% 폭락한 인텔이었다. 인텔의 하루 낙폭은 1974년 이후 최대였고 시가총액 약 1,400억 달러가 증발했다.
눈에 띄는 역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도 함께 빠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3.02% 내린 22만 5,000원, SK하이닉스는 7.08% 급락한 141만 8,000원에 마감했다.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떨어졌다면, 시장이 보는 것은 지난 분기가 아니라 앞으로의 그림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인텔 급락이 어떤 성격인지부터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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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3분기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매출 165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0.52달러로 시장 예상을 넘었다. 주가를 무너뜨린 것은 4분기 전망이었다. 매출 전망이 150억~160억 달러로 시장 기대치(약 171억 달러)를 밑돌았고, 조정 EPS 전망도 0.25달러로 기대(0.44달러)의 절반 수준이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성격이 섞여 있다. 하나는 인텔 고유의 문제다. PC 수요 부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도 크다. 이는 메모리를 주력으로 하는 한국 기업과 직접 겹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업종 전반의 불안이다. 키움증권은 AI 투자 수익성과 소비자 수요 둔화 우려가 함께 부각됐다고 짚었다. 같은 날 엔비디아가 4% 넘게, AMD가 약 11% 빠지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7.2% 급락한 것은 인텔 하나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신호다.
체질을 구분하면 전이의 세기도 가늠된다. 인텔은 CPU와 파운드리에서 고전하는 기업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핵심이다. AI 서버 수요가 유지되는 한 메모리 수요 자체는 인텔의 부진과 다른 축에 있다.
그런데도 같이 빠진 데는 이유가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두 배 넘게 떨어진 것이 단서다. SK하이닉스는 HBM 비중이 높아 AI 투자 사이클에 더 민감하게 묶여 있다. 즉 시장은 "메모리 실적이 나쁘다"가 아니라 "AI 투자가 과했다면 내년 HBM 주문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반응한 것이다. 당장의 실적 전이가 아니라,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심이 밸류에이션을 끌어내린 셈이다.
정리하면 인텔→한국 반도체주로 넘어온 경로는 실적이 아니라 투자심리와 수급이다. 미국 반도체주가 무너지면 글로벌 펀드는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그 과정에서 지수 비중이 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먼저 팔린다. 금요일 외국인 1조 6,000억 원 순매도가 그 통로였다. 실적이 받쳐줘도 수급이 밀면 단기 주가는 밀린다.
그래서 월요일 장은 종목보다 흐름을 봐야 한다. 확인할 순서는 이렇다.
인텔의 폭락은 한국 반도체의 실적이 꺾였다는 신호라기보다, AI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에 시장이 처음으로 의문을 던진 사건에 가깝다. 월요일에 봐야 할 것은 그 의문이 확산되는지, 하루짜리 충격으로 끝나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