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분석에서 국내 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13조8000억원으로 이자이익이 늘었는데도 1년 전보다 9000억원 줄었고, 대손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체율 상승은 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확정을 거쳐 몇 달에 걸쳐 순익을 갉아먹는데, 이번 부실은 중소기업과 취약 자영업자에 집중돼 있다. 다음 분기 실적에서는 대손비용, 고정이하여신비율, 커버리지비율, 순이자마진의 방향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은행주를 볼 때 지금 눈여겨봐야 할 신호는 연체율 그 자체보다, 그 연체가 실적에 어떻게 새어 들어오는지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026년 9월 19일 내놓은 분석에서 국내 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3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000억원 줄었다.
특이한 점은 이자이익이 오히려 2조5000억원 늘었다는 것이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이 개선됐는데도 순익이 뒷걸음친 배경에는 비이자이익 감소와 함께 대손비용 3000억원 증가가 있었다. 빌려준 돈에서 번 이자를, 못 받을 것에 대비해 쌓는 비용이 다시 깎아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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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이 오른다고 그달 실적이 곧바로 무너지지는 않는다. 반영에는 단계가 있다.
대출이 연체되기 시작하면 은행은 손실 가능성만큼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이 적립액은 그 자체로 비용이라 당기 순익을 줄인다. 연체가 석 달 넘게 이어지면 해당 대출은 고정이하여신, 이른바 부실채권으로 분류되고,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상각한다.
즉 연체율 상승은 몇 개월에 걸쳐 충당금 적립 확대 → 부실채권비율 상승 → 상각 순으로 실적에 스며든다. 실제로 분기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0.20%를 저점으로 올해 2분기 0.56%까지 올랐고, 부실채권비율도 같은 기간 0.38%에서 0.63%로 함께 높아졌다.
이번 연체 악화가 특정 계층에 몰려 있다는 점은 충당금 관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금융감독원 집계로 2026년 7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63%로 10년 만에 최고였는데, 기업대출이 0.78%, 그중 중소기업은 0.91%로 더 높았다. 한 달 새 새로 발생한 연체액만 3조2000억원이었다. 개인사업자는 신용등급 하위 구간의 연체율이 급등해, 5대 은행 9등급 연체율이 2021년 말 4.56%에서 23.58%로 다섯 배 넘게 뛰었다.
취약 차주에 부실이 집중되면 개별 대출의 예상 손실률이 높아지고, 은행은 그만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우량 등급에서는 연체가 오히려 잠잠한 반면 하위 등급에서 손실이 커지는 구조라, 평균 연체율 0.63%라는 숫자만으로는 실제 부담을 가늠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자영업자 익스포저가 큰 은행일수록 다음 분기 대손비용 압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체율 헤드라인만 볼 게 아니라, 실적 발표에서 아래 지표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함께 봐야 판단이 선다.
먼저 대손비용과 충당금 전입액이다. 이자이익이 늘어도 이 항목이 더 빠르게 커지면 순익은 줄어든다. 다음은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의 방향이다. 두 지표가 나란히 오르면 부실이 실제 상각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여기에 충당금이 부실채권을 얼마나 덮는지 보여주는 대손충당금적립률(커버리지비율), 그리고 순이자마진 흐름을 함께 보면 된다. 이자이익이 대손비용 증가를 계속 상쇄해 줄 수 있는지가 은행주 수익성과 배당 여력의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이번 국면은 은행이 흔들리는 단계라기보다 이자로 번 이익을 충당금이 얼마나 되가져가느냐의 문제다. 그 균형점이 어디서 잡히는지가 다음 실적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