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4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해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했고, 2025년에는 영업이익 13조5248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요금 동결은 판매단가를 묶는 것이어서 한전 실적과 주가는 요금보다 국제 연료가와 206조 원대 부채·이자 부담에 더 크게 좌우된다. 다음 실적 발표 전에는 국제 유가와 분기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 사채 발행 여력을 확인하는 편이 요금 뉴스보다 유효하다.
한국전력이 9월 21일 4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한 결정으로, 18개 분기째 같은 값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뉴스의 핵심은 요금이 '오르지 않았다'가 아니라, 한전의 판매단가가 또 고정됐다는 점이다.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는 요금이 아니라 국제 연료가 쪽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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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산식으로 4분기에 필요한 연료비조정단가는 kWh당 7.3원이었다. 그러나 분기 조정 범위가 ±5원으로 묶여 있어 5원만 반영됐다. 필요분보다 2.3원 덜 받는 셈이다.
이 구조가 반복되면 연료비가 올라도 판매가에 즉시 반영되지 못한다. 요금 동결은 소비자에게는 안정이지만, 한전 손익 관점에서는 원가 회수가 미뤄지는 신호에 가깝다.
한전은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조524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61.7% 늘어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고, 매출은 97조 원대였다. 국제 연료가가 안정되고 앞서 올린 요금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재무구조다. 부채는 2025년 말 약 206조 원에서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210조 원대로 오히려 늘었다. 차입금이 130조 원 규모라 이자만 하루 100억 원 이상 나간다. 즉 영업이익이 곧바로 부채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흑자와 재무 개선을 같은 것으로 보면 판단을 그르치기 쉽다.
이 대목이 주가를 볼 때 중요하다. 이익이 늘어도 그 상당 부분이 과거에 쌓인 빚과 이자를 메우는 데 쓰이면, 주주에게 돌아오는 몫이나 재무 재평가 여지는 그만큼 제한된다. 요금을 한두 번 동결한다고 이 구조가 곧바로 풀리지는 않는다.
판매가가 묶여 있으니 올해 실적의 방향은 연료가가 정한다. 한 증권사는 2026년 한전 영업이익을 6조8000억 원 안팎으로,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중동 지정학 리스크를 반영한 전망이다. 확정된 숫자가 아니라 가정에 따라 달라지는 추정치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정리하면 이번 동결 자체는 주가에 강한 호재도 악재도 아니다. 원가 반영을 미루는 쪽이라 굳이 나누면 중립에서 약한 부담 쪽에 가깝다. 주가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요금 뉴스보다 연료가와 부채 부담이다.
요금 헤드라인보다 다음 네 가지를 보는 편이 유효하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3조7842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런 분기 흐름이 연료가와 어떻게 엇갈리는지를 보면, 요금 동결 뉴스 하나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