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를 공개한 뒤 오히려 삼성 갤럭시Z폴드8의 국내 판매가 직전 주 대비 약 10% 늘었다. 완제품 승패와 무관하게 애플과 삼성 양쪽에 패널·FPCB·힌지를 대는 국내 디스플레이·부품사가 폴더블 시장 확대의 구조적 수혜를 본다. 다만 실적 반영은 애플 출시(4분기)와 양산 일정에 시차가 있어 부품사의 폴더블 매출 비중과 애플 초도 물량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를 공개한 9월 10일 이후 일주일간,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8의 국내 판매는 직전 주 대비 약 10% 늘었다. 경쟁 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이 눌린다는 통념과 반대 방향이다.
이유는 가격, 무게, 출시 시점 세 가지로 좁혀진다. 아이폰 듀오 256GB는 국내 329만원으로 같은 용량 폴드8(227만8,100원)보다 약 101만원 비싸다. 무게는 254g으로 폴드8(201g)보다 53g 무겁고, 접었을 때 두께도 11.3mm로 0.7mm 두껍다. 게다가 국내 출시가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예정돼 공개 시점부터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 폴더블을 저울질하던 대기 수요 일부가 지금 살 수 있는 쪽으로 움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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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관점에서 이번 완제품 판매 성적은 표면이다. 아이폰 듀오든 갤폴드8이든 폴더블폰은 결국 비슷한 부품 묶음을 필요로 한다. 접히는 OLED 패널, 그 위아래를 지지하는 초박막 유리와 백플레이트, 접힘을 견디는 힌지, 굽는 부위를 잇는 연성회로기판(FPCB)이다.
정리하면 애플이 들어오면서 폴더블 판매 대수 자체가 커지면, 어느 브랜드가 이기든 이 부품을 대는 회사들의 물량은 늘어난다. 애플 폴더블은 삼성전자의 경쟁 제품이면서도 핵심 부품은 국내 공급망에 기댄다는 점이 특이하다.
폴더블 아이폰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단독으로 공급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갤럭시Z 시리즈용으로 오래 양산하며 수율과 공급 안정성을 검증한 곳이 아직 삼성디스플레이뿐이기 때문이다.
규모는 아직 추정 단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올해 폴더블 패널 조달량의 약 29%를 차지할 것으로 봤고, 전체 출하량(약 2,750만 장)에 대입하면 약 800만 장 규모다. 장당 250달러로 단순 계산하면 20억 달러, 원화로 약 2조7,000억원이라는 추정치가 나온다. 다만 연말까지 850만 대 공급이나 3년 독점 계약 같은 이야기는 공식 확인된 내용이 아니라 업계 관측과 해외 매체 인용에 머문다.
부품주를 한 덩어리로 묶으면 판단이 흐려진다. 회사마다 애플 폴더블에서 늘어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 종목 | 담당 부품 | 폴더블에서 커지는 부분 |
|---|---|---|
| 비에이치 | 연성회로기판(FPCB) | 화면 면적 확대로 탑재 면적·판가 상승 |
| 파인엠텍 | 백플레이트 | 접힘부 미세가공, 신규 고객사 물량 |
| KH바텍 | 힌지 모듈 | 폴더블 대수 증가에 직접 연동 |
비에이치는 FPCB가 주력이다. 증권가에서는 폴더블 아이폰의 디스플레이 면적이 일반 아이폰의 약 2.8배로 넓어지면서 FPCB가 들어가는 면적이 커지고, 판가도 기존 아이폰의 약 2배로 오를 것으로 본다. 이 회사의 2026년 폴더블 아이폰 관련 매출은 약 1,400억원, 2025년 연 매출의 약 7.8% 수준으로 추정된다.
파인엠텍은 패널을 받치는 백플레이트를 만든다. 접힘부 미세가공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고객사 내 점유율이 80~90%대로 높고, 신규 고객사를 통해 약 1,800억원의 추가 매출이 거론된다. 힌지 쪽에서는 KH바텍이 특허와 양산 경험을 앞세운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이 숫자들은 대부분 증권가 전망치이고 회사가 확정한 실적이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주가는 이미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힌지주 KH바텍은 최근 6개월 약 44% 올랐고 다른 부품주도 함께 뛰었다. 관건은 기대가 실적으로 바뀌는 시점이다.
부품 매출은 애플의 양산·출하 일정에 연동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부터 패널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아이폰 듀오 자체는 10월 말에서 11월 국내 출시라 완제품 판매는 4분기부터 잡힌다. 부품사 실적에 폴더블 물량이 본격 반영되는 구간도 하반기에서 4분기 이후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폴더블 부품주를 본다면 기대가 아니라 다음 지표가 실제로 움직이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애플의 목표 물량이 2026년 1,000만 대에서 2027년 2,200만 대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맞다면 부품 수요의 방향은 위쪽이다. 다만 그 속도가 지금 주가에 담긴 기대만큼일지는 첫 실적 확인 전까지 열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