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코스피는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여파로 장중 3.55%까지 밀렸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6820선에서 상승 마감했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하방을 지지하지만, 소각까지 이어져야 진짜 주주환원으로 인정된다. 하루짜리 이벤트성 반등을 매수 신호로 볼지는 소각 계획과 매입 지속성, 실적 같은 근거를 함께 확인한 뒤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8월 31일 코스피는 하락 출발했다. 잭슨홀 회의에서 나온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9월 금리 인상 우려를 키웠고,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재개까지 겹쳤다. 지수는 2.58% 내린 6613.58로 문을 연 뒤 장 초반 6547.76까지 밀리며 낙폭을 3.55%로 키웠다.
흐름을 되돌린 것은 두 반도체 대장주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개장 전 각각 200만주, 65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예고했고, 장중 분할매수로 지수 하방을 받쳤다.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매도로 기운 국면에서 이 물량이 완충 역할을 한 셈이다.
여기에 기타법인이 1조5000억원대를 순매수하면서 매도 물량을 흡수했다. 기타법인은 개인·외국인·기관·연기금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매매 주체로, 상장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 물량이 여기에 잡힌다. 이날 순매수 규모가 컸다는 것은 두 회사의 매입이 실제로 지수를 떠받쳤다는 방증이다.
결국 코스피는 전장보다 31.14포인트(0.46%) 오른 6820.02에 마감했다. 하루 만의 반등이다.
| 종목 | 장중 저점 | 마감 | 전일 대비 |
|---|---|---|---|
| 삼성전자 | 24만8250원 | 26만원 | +1.17% |
| SK하이닉스 | 160만원 | 167만4000원 | +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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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방어하는 원리는 단순하다. 회사가 시장에 유통되는 자기 주식을 사들이면 그만큼 유통 주식 수가 줄어 하방 압력이 약해진다. 이날 두 회사의 분할매수가 낙폭을 되돌린 것도 이 힘이다.
신호 효과도 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산다는 것은 경영진이 현재 주가를 저평가로 본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판단이 시장에 퍼지면 매도세가 줄고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매입 그 자체가 주주환원을 완성하는 것은 아니다. 사들인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만 하면, 그 주식은 임직원 보상이나 인수합병, 경영권 방어 같은 다른 용도로 다시 쓰일 수 있다. 유통 주식 수가 영구히 줄어드는 것은 소각까지 이뤄질 때다.
하루 반등을 곧바로 매수 신호로 읽기에는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이날 상승은 자사주 매입과 기타법인 순매수라는 수급 이벤트가 주도했다. 급락을 부른 금리와 지정학 변수 자체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실적과 고용 지표가 이어지는 국면이라 대외 변동성은 남아 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성 쪽에 두는 편이 낫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 있는지다. 소각 계획이 붙어야 주주환원의 실질이 생긴다. 둘째, 자사주 매입이 하루로 끝나는지 일정 기간 이어지는지다. 셋째, 반도체 업황과 실적 같은 회사 자체의 근거다.
정리하면 이렇다. 수급 이벤트로 하락을 방어했다는 사실과, 주가가 바닥을 확인하고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소각 계획과 실적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이번 반등을 추세의 실마리로 볼 여지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