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2분기 미국 주식 평가액은 234억달러(약 33조원) 늘어 18% 가까이 뛰었지만, 이는 신규 매수가 아니라 M7·반도체주의 주가 상승 덕분이다. 국민연금은 오히려 최대 보유 종목인 엔비디아를 처분해 비중을 6.79%에서 6.56%로 낮췄고, 스페이스X를 소폭 신규 편입했다. 이 13F 보고서는 약 45일의 시차가 있어 실시간 추종보다 리밸런싱 태도를 참고하는 자료로 보는 것이 맞다.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평가액은 1분기 말 1316억달러에서 2분기 말 1550억달러로 234억달러, 약 33조원 불어났다. 증가율로는 18%에 가깝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6월 말 기준 보유 보고서(13F)로 확인된 숫자다.
눈여겨볼 지점은 이 증가가 대규모 신규 매수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이다. 평가액을 끌어올린 건 이미 들고 있던 종목들의 주가였다. 엔비디아·애플 같은 매그니피센트7과 반도체주가 2분기에 강세를 보이면서, 보유량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장부상 가치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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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국민연금은 2분기에 최대 보유 종목인 엔비디아를 43만9562주 처분했다. 그 결과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안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6.79%에서 6.56%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엔비디아는 여전히 미국 주식 1위 보유 종목 자리를 지켰다.
정리하면 이렇다. 주가가 오른 종목을 조금씩 덜어내 차익을 실현하면서도, 평가액 자체는 시장이 밀어 올려 준 그림이다. 순매수로 불린 33조원이 아니라, 리밸런싱을 하는 와중에도 시세가 더 크게 움직인 결과다.
새 얼굴이 없지는 않다.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 350만주를 새로 담았다. 다만 평가액은 약 6억달러로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의 0.39%에 그쳐,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에 가깝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평가액이 늘었다고 해서 곧 '운용을 잘했다'로 읽히기 쉽기 때문이다. 시장 전체가 오른 국면에서는 가만히 들고만 있어도 평가액은 커진다. 실제 운용의 판단은 무엇을 새로 담고 무엇을 덜어냈는지, 즉 비중을 바꾼 결정에서 드러난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시차다. 이 보고서는 6월 말 보유 현황을 8월 중순에 공개한 것으로, 약 45일의 시간이 벌어져 있다. 지금 국민연금이 무엇을 사고파는지가 아니라, 한 달 반 전 상태를 뒤늦게 보는 셈이라 오늘의 실시간 매매 신호로 쓰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이 자료는 '무엇을 샀나'보다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를 읽는 데 더 쓸모가 있다. 크게 오른 최대 보유 종목을 소폭 덜어내는 움직임은, 한 종목에 쏠린 비중을 정기적으로 조절하는 태도로 볼 수 있다. 특정 종목을 그대로 따라 담기보다, 오른 자산을 일부 정리해 균형을 맞추는 원칙 쪽이 개인이 가져갈 만한 부분이다.
한 가지 더 감안할 점은 이 보고서가 미국 상장 종목만 담는다는 사실이다. 국내 주식이나 채권, 대체투자까지 합친 국민연금 전체 성적표가 아니라 미국 주식이라는 한 조각을 확대해 본 것이라, 이 수치만으로 기금 전체의 방향을 단정하긴 어렵다.
원자료를 직접 보고 싶다면 미 SEC의 공시 시스템 EDGAR에서 'National Pension Service'로 검색해 분기별 13F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2차 기사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보유 규모와 시점을 원문에서 대조해 보는 편이 오해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