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보합으로 예상을 밑돌면서 하루 앞선 소비자물가에 이어 물가 재확산 우려가 가라앉았고, 9월 연준 동결 전망이 페드워치 기준 50%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물가·금리 불안이 줄자 위험선호가 살아나 코스피는 8월 13일 장 초반 2%대 급등하며 7000선에 다가섰다. 이 자금 흐름이 이어질지는 페드워치 9월 확률, 원·달러 환율, 외국인 순매수 지속 여부와 연준이 실제 참고하는 PCE 물가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 노동부가 8월 13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오를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을 밑돈 수치다. 변동성이 큰 항목을 뺀 근원 PPI도 0.2% 오르는 데 그쳤다. 상품가격이 0.7% 내렸고, 그 안에서 에너지는 3.1%, 휘발유는 5.7% 떨어지며 물가 압력을 눌렀다.
하루 앞서 나온 7월 소비자물가(CPI)도 온건했다. 이틀 연속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차분하게 나오자,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 발 물러섰다.

Pixabay
물가가 식었는데 왜 금리 인하가 아니라 동결 기대가 커졌을까. 최근 시장에는 물가가 재가속하면 연준이 오히려 긴축을 더 조일 수 있다는 경계가 깔려 있었다. 일부 지역 연은에서는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매파적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지표는 그 인상 시나리오의 힘을 빼면서, 9월엔 금리를 움직이지 않고 지켜볼 것이라는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기준 9월 동결 확률은 50%대 후반까지 올라왔다. 동결이 기본 시나리오로 자리 잡았고, 남은 확률의 상당 부분은 인하 쪽이다. 인상 우려가 사라진 자리에 '동결 아니면 인하'라는 우호적 구도가 들어선 셈이다.
금리 불확실성이 줄면 위험자산에 돈이 돌아온다. 코스피는 8월 13일 장 초반 6,997.98까지 올라 전일보다 2.71%(184.64포인트) 뛰며 7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앞장서 끌어올렸다.
다만 그 직전까지 외국인은 팔고 있었다. 8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498억원을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유럽발 물가 부담 등으로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받아내는 구조가 반복됐다. 이번 물가 지표를 계기로 그 흐름이 순매수로 돌아설지가 지금 국내 증시 자금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에서 갖는 무게는 반도체와 맞물려 있다. 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사면 지수 전체가 밀려 올라간다. 미국 금리 부담이 줄면 신흥국·한국 주식의 상대 매력이 커지는 만큼, 이번 물가 둔화가 그간의 매도 흐름을 되돌리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대로 지표가 하루짜리 재료에 그친다면 외국인은 다시 관망으로 돌아설 수 있다.
지수 하루 급등만으로 방향 전환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외국인 자금이 정말 돌아오는지 보려면 몇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지표가 한 방향으로 정렬될 때 자금 유입이 힘을 받는다. 물가 둔화라는 재료 하나만으로 외국인 복귀를 기정사실로 볼 단계는 아니며, 다음 지표 확인 전까지는 되돌림 가능성도 열어두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