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이 10월 31일 방한해 삼성 사장단, SK 최태원 회장과 잇따라 만났지만 새로운 공급계약이나 양해각서가 발표되지는 않았고, 지난해 10월 맺은 협력 의향서(LOI)를 구체화하는 자리에 가까웠다. OpenAI 공급망 수혜는 HBM 메모리, 후공정 장비, 데이터센터 인프라 순으로 실제 매출까지의 거리가 달라 이름만으로 수혜를 단정하기 어렵다. LOI가 구속력 있는 공급계약으로 바뀌는 공시, 메모리 기업의 HBM 증설 투자 집행, 분기 실적의 HBM 매출 변화를 확인하면 기대주와 확정주를 가를 수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10월 31일 다시 한국을 찾았다. 삼성에서는 주요 관계사 사장단 50여 명과 'AI가 바꿀 다음 10년'을 주제로 간담회를 했고, SK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오찬을 함께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경영진도 자리에 함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번 방한에서 새로운 공급계약이나 양해각서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고, 언론은 지난해 맺은 협력을 구체화하는 자리로 해석했다. 주가가 '방한'이라는 이벤트에 먼저 반응하기 쉬운 국면인 만큼, 무엇이 확인됐고 무엇이 아직 기대인지부터 나눠야 한다.

Rômulo Queiroz
두 그룹과 오픈AI의 연결고리는 2025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과 SK는 각각 오픈AI와 협력 의향서(LOI)를 맺고,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인 스타게이트에 D램과 HBM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오픈AI의 메모리 수요는 월 최대 90만 장(웨이퍼 기준)으로 거론됐고, SK하이닉스는 이 수요가 현재 HBM 업계 생산능력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발표 직후 SK하이닉스 주가는 8% 넘게 뛰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여기서 갈리는 지점이 있다. LOI는 말 그대로 의향서다. 일반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제한적이라, 물량과 단가, 기간이 못 박히는 확정 공급계약과는 단계가 다르다. '공급을 논의했다'와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OpenAI 공급망이라고 다 같은 수혜가 아니다. 돈이 실제 매출로 들어오는 속도가 단계별로 다르다.
가장 앞단은 HBM 메모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접 공급 주체다. 그러나 거론된 90만 장 수요는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다 합친 생산능력(약 39만 장)을 웃돈다. 증설 없이는 물량 자체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고, 매출은 증설과 가동률을 따라 늦게 붙는다.
그다음은 후공정 장비다. HBM을 쌓는 본더 시장은 한미반도체가 사실상 독점해 왔고, 한화세미텍이 경쟁자로 올라섰으며 LG전자도 진출을 예고했다. 이 단계는 메모리 기업이 증설 투자를 집행해 장비를 발주해야 매출로 이어진다. 메모리사의 설비투자 결정이 선행 신호인 셈이다.
마지막은 전력·냉각 같은 데이터센터 인프라다. 스타게이트는 최대 5000억 달러, 우리 돈 670조 원 규모로 거론된다. 규모는 가장 크지만, 국내 기업이 실제 수주로 연결되는지는 개별 계약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사업이 곧 스타게이트 수혜인 것은 아니다.
정리하면 단계가 뒤로 갈수록 기대는 커지지만 매출까지의 거리는 멀다. 그래서 확인할 지점은 종목 이름이 아니라 공시와 실적이다.
이 관문들을 넘기 전까지는 수혜 '기대주'와 수혜 '확정주'를 나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기대 단계에서는 뉴스가 주가를 밀지만, 실적으로 확인되는 데는 계약과 증설, 매출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글은 시장 흐름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는다.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