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사4국이 8월 13일 KB국민은행에 조사요원 30여 명을 투입하며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하나금융·메리츠증권에 이은 금융권 세 번째 조사여서 확산 우려가 심리적 부담이지만, 과거 은행권 세무조사는 추징 통보 후 취소되거나 법정에서 뒤집힌 사례가 많았다. 주가 방향은 조사 사유와 추징 규모가 드러난 뒤에야 가늠할 수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2026년 8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 조사요원 30여 명을 보내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조사 기간은 올해 연말까지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조사 사유와 대상 범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주 입장에서 먼저 짚을 것은 이 조사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Alex Luna
조사4국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지는 비정기 조사를 맡는 부서다. 기업의 비자금이나 탈세 의혹을 다뤄 재계에서 '저승사자'로 불린다.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특정 혐의를 겨냥한 조사라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에, 착수 사실만으로도 시장은 긴장한다.
맥락도 있다. 지난 5월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메리츠증권이 잇따라 조사4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다. 석 달 만에 KB국민은행이 금융권에서 세 번째 대상이 되면서, 조사가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금융권의 공공성과 감독 강화를 강조해 온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따라붙는다.
세무조사 착수가 곧 실적 훼손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은행에 부과된 추징금은 장기 법정 공방 끝에 뒤집힌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과거 보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02년 서울은행 인수 과정을 두고 1조7000억 원대 추징을 통보받았지만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져 과세가 취소됐다. 국민은행도 2003년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해 4200억 원대 세금이 부과됐으나, 2015년 대법원에서 승소해 결국 납부하지 않았다.
이 패턴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추징 '통보' 금액이 크더라도 실제 확정까지는 수년이 걸리고, 그 사이 상당액이 취소되기도 한다. 그래서 세무조사 뉴스에 대한 초기 주가 반응은 심리적 위축에 가깝고, 실적에 미치는 실질 타격은 별개로 봐야 한다.
물론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조사4국이 겨냥한 혐의가 확인되고 추징이 확정된다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될 수 있다. 다만 대형 은행의 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웬만한 추징액이 배당 여력을 크게 흔들 정도인지는 규모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 주가 방향을 단정하긴 이르다. 사유도 규모도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앞으로 다음이 드러날 때마다 재점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정리하면, 이번 조사는 확정된 악재가 아니라 아직 내용이 비어 있는 불확실성이다. 조사 사유와 추징 규모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과민 반응도, 무시도 아닌 관망이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