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웃돌면서 뉴욕증시가 밀렸지만, 기술주 중심 나스닥(-1.88%)과 금융·가치주가 많은 다우(-0.09%)의 낙폭은 크게 갈렸다. 물가 상회가 금리 인하 기대를 되돌리고 국채금리와 달러를 끌어올리면, 성장주는 할인율 부담에 취약하고 금융·에너지는 상대적으로 버티는 구도가 나타난다. 10월 27~28일 FOMC와 PCE 물가, 미 10년물 금리 5% 선을 체크하며 발표 때마다 어느 업종을 볼지 정해두는 것이 현실적이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웃돌자(전년비 3.7%, 예상 3.6%) 뉴욕증시는 일제히 밀렸다. 그런데 지수별 낙폭이 달랐다. 10월 14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88% 떨어진 반면, 전통 산업과 금융이 많은 다우존스는 0.09% 하락에 그쳤다. S&P500은 그 중간인 1.11% 내렸다.
같은 물가 뉴스인데 성적표가 갈린 이유가 이 글의 핵심이다. 물가가 금리 전망을 자극할 때, 주가는 업종마다 다른 속도로 반응한다. 어디가 더 민감한지 알면 포트폴리오의 약한 고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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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은 금리 기대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뒤로 밀리고,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이번에도 시장은 연준의 12월 결정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그 다음은 국채금리와 달러다. 인하가 멀어지면 미 국채금리가 오른다. 9월 말 10년물 금리는 5.2%대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다가섰다. 국채금리는 주식을 평가하는 '할인율'의 바탕이어서,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에 기대는 주식일수록 현재 가치가 깎인다. 달러가 강해지는 것도 신흥국과 수출주에 부담을 더한다.
금리 상승의 무게는 업종마다 다르게 실린다.
정리하면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성장주의 변동성이 가장 크고, 금융·에너지가 방패 역할을 하는 구도가 나타난다. 다만 이는 경향일 뿐, 개별 종목의 실적과 수급이 방향을 뒤집기도 한다.
국내 증시는 미국 지표에 한 단계 더 얹혀 움직인다. 코스피는 반도체 비중이 커서 미국 기술주와 국채금리 흐름에 민감하다. 또 미국 금리가 오르며 원·달러 환율이 밀려 올라가면, 환차손을 꺼리는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커진다. 미국 물가 한 줄이 환율을 거쳐 코스피 수급까지 건드리는 셈이다. 10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도 국내 금리 민감주에 변수다.
지금 국면에서 방향을 결정할 일정은 분명하다.
지표가 인하 기대를 되살리면 성장주가 먼저 반등하고, 반대로 인상 쪽이면 금융·에너지의 상대 강세가 이어지기 쉽다. 숫자 자체보다 '예상 대비'가 시장을 움직인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발표 때마다 어느 업종을 들여다볼지 미리 정해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