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포스코가 9월 4일 미국 루이지애나에 58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HPLS 기공식을 열고 2029년 연 270만톤 양산을 목표로 착공했다.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부담을 현지 생산으로 우회하고 현대차·기아 미국 공장에 자동차강판을 안정 공급하려는 포석이다. 다만 매출은 2029년 양산 이후에야 잡히고 그전까지는 대규모 투자비가 먼저 나가므로, 착공 자체가 곧바로 주가 재료가 되긴 어렵다.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9월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을 열었다. 이름은 HPLS(현대-포스코 루이지애나 스틸), 투자 규모는 58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8조원이다.
지분은 현대제철이 50%로 가장 많고 포스코가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갖는다. 완성차 두 곳이 지분을 나눠 가졌다는 점이 이 프로젝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단순한 철강 사업이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망에 강판을 대는 수직 계열 성격이 짙다.
생산 계획은 연 270만톤 규모다. 이 가운데 자동차용 강판이 180만톤, 일반용 강판이 90만톤이다.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한 공장에서 처리하는 일관 공정을 갖추고, 고로 대신 전기로를 써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상업 생산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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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동기는 관세다.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등으로 수입 철강에 관세 장벽을 세우면서, 한국에서 만들어 실어 보내는 방식은 갈수록 불리해졌다. 미국 안에서 직접 생산하면 이 관세 부담을 근본적으로 피할 수 있다.
여기에 수요처가 이미 확보돼 있다는 점이 이 투자를 뒷받침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공장은 자동차 강판을 꾸준히 필요로 하고, HPLS는 그 물량을 현지에서 바로 대는 구조다. 판매처를 새로 뚫어야 하는 일반적인 증설과는 위험의 성격이 다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전기로 방식이라는 점도 판매에 영향을 준다. 자동차 업계가 공급망 전반의 탄소 감축을 요구받는 흐름에서, 저탄소 강판은 단순한 원자재를 넘어 규제 대응 카드가 된다. 현지 생산과 저탄소가 겹치면서 완성차 고객을 붙잡을 명분이 두 겹으로 생기는 셈이다.
정리하면 이번 투자는 통상 위험을 줄이는 방어적 성격과, 북미 고부가 강판 시장을 노리는 공격적 성격을 함께 가진다.
투자에 관심 있는 쪽이라면 여기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착공은 분명한 이정표지만, 그 자체가 곧바로 실적으로 잡히는 사건은 아니다.
이유는 시점에 있다. 매출과 이익은 공장이 실제로 물건을 찍어내는 2029년 양산 이후에야 발생한다. 그 전까지 3년가량은 8조원에 이르는 투자비가 먼저 나간다. 회계로 보면 이 기간에는 감가상각과 초기 비용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착공 소식이 장기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는 것과, 당장의 분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또 하나, 이번 발표는 이미 예고돼 온 사업이다. 투자 계획 자체가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예정된 절차의 진행이라면, 주가는 이를 상당 부분 미리 반영해 뒀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조건이라면 판단 기준은 이렇게 세울 수 있다. 단기 모멘텀을 기대하고 착공 뉴스에 반응하기보다는, 2029년 양산이 일정대로 진행되는지, 관세 환경이 그때까지 유지되는지, 현대차·기아의 미국 생산 물량이 계획대로 뒷받침되는지를 확인해 가며 길게 보는 편이 이 투자의 성격에 맞는다. 착공은 그 긴 이야기의 출발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