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8월 국내 판매가 파업 여파로 41.1% 급감한 반면 기아는 전체 판매가 5% 늘며 성적표가 갈렸다. 다만 현대차 파업은 8월 25일 잠정합의로 마무리돼, 이번 부진은 이미 끝난 악재의 후행 지표에 가깝다. 판매 격차가 주가로 이어질지는 파업으로 밀린 대기 수요가 하반기에 얼마나 회복되는지에 달렸다.

9월 1일 나온 8월 판매 실적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방향이 뚜렷이 엇갈렸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만 판매가 41.1% 줄었고, 기아는 전체 판매가 오히려 5% 늘었다.
| 구분 | 현대차 | 기아 |
|---|---|---|
| 국내 | 34,333대 (-41.1%) | 40,213대 (-7.6%) |
| 해외 | 254,241대 (-8.5%) | 225,413대 (+7.4%) |
| 전체 | 288,574대 (-14.2%) | 266,675대 (+5.0%) |
현대차의 월 글로벌 판매가 30만 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2년 1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반면 국내 판매가 오랫동안 현대차에 밀렸던 기아가 8월엔 내수에서도 현대차를 앞질렀다.

Rômulo Queiroz
숫자만 보면 현대차가 흔들린 듯하지만, 원인은 시장 경쟁력보다 공장에 있었다. 7월 시작된 노조 파업으로 울산공장 등 생산이 멈춘 것이 8월 실적을 끌어내렸다.
업계는 이 기간 생산 차질을 약 5만5000대, 매출 차질액을 최소 2조3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생산라인은 120시간가량 섰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내수용뿐 아니라 수출 물량까지 만들기 때문에, 파업 충격이 국내와 해외 실적에 동시에 번졌다.
기아가 선방한 배경도 여기 있다. 기아 노사는 파업 없이 교섭을 이어간 덕에 생산이 유지됐고, 해외 판매가 늘며 국내 감소를 메웠다. 실제로 완성차 5사 전체 판매도 8월엔 5.9% 줄었는데, 감소분의 상당 부분이 현대차 한 곳에서 비롯됐다.
여기서 투자자가 짚을 지점은 판매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부진의 성격이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수요가 사라진 게 아니라 만들지 못해 밀린 것이다. 팔 물량이 없었을 뿐, 대기 수요는 남아 있다.
시장은 대체로 이런 일회성 요인을 기업 가치를 매길 때 걸러서 본다. 그래서 41%라는 큰 숫자가 곧바로 주가에 그만큼 반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정적으로 현대차 노사는 8월 25일 잠정합의에 이르며 111일 만에 파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8월 부진은 이미 끝난 악재의 뒤늦은 그림자에 가깝다.
기아는 반대로 실적 자체가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다만 판매가 견조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재료여서, 새로운 상승 동력으로 작동할지는 별개다. 두 종목을 나란히 본다면, 현대차는 부진의 회복 가능성을, 기아는 견조함의 지속 여부를 서로 다른 잣대로 따져야 하는 셈이다.
두 종목의 온도차가 앞으로도 유지될지는 몇 가지를 확인하면 가늠할 수 있다.
정리하면 8월 실적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주가를 가르는 건 부진이 일시적이었음을 다음 달 판매가 확인해 주느냐다. 파업이라는 변수가 걷힌 만큼, 9월 실적이 회복 속도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