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하청지회 고공농성이 38일을 넘겼고, 양측은 11월 12일 교섭 재개를 앞두고 있다. 노사 갈등은 도크·인도 지연과 지체상금·고정비로 실적에 번질 수 있지만, 현재 생산 차질의 실제 규모는 공시로 확인되지 않았다. 보유자는 협의회의 손실 주장 같은 숫자보다 DART 공시, 수주잔고, 인도 일정 변화를 기준으로 실제 영향을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하청지회 조합원들이 9월 30일부터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11월 초 기준 38일을 넘겼고, 처음 6명이던 인원은 현재 4명이 남았다. 쟁점은 임금 수준 자체보다 원청인 한화오션과 하청노조가 벌이는 단체교섭의 의제 범위다.
회사가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과거 분쟁과 얽힌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취하했고, 원청과 하청 노동자에게 같은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그럼에도 농성이 길어지자 현장 직장·반장 약 430명으로 꾸려진 협의회가 11월 5일 규탄 집회를 열고 농성 중단을 요구했다. 양측은 이르면 11월 12일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날짜가 1차 분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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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에서 노사 갈등이 주가로 번지는 통로는 비교적 분명하다. 핵심은 도크와 크레인이다. 배를 짓는 공정은 도크에서 선체를 조립하고 물에 띄우는 진수로 이어지는데, 이 설비가 멈추면 뒤따르는 공정이 줄줄이 밀린다.
공정이 밀리면 인도 일정이 늦어지고, 인도가 늦으면 두 가지 비용이 발생한다. 하나는 계약 납기를 어겼을 때 무는 지체상금이고, 다른 하나는 공장이 놀아도 나가는 고정비다. 한화오션은 2026년에 수익성 좋은 LNG선 인도가 본격화하는 구간이라, 인도가 밀리면 매출 인식과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평소보다 클 수 있다.
이 회사는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22년, 하청노조 파업이 51일간 이어지며 세계 최대급인 1도크의 진수가 5주 지연됐다. 도크가 멈추자 앞 공정에서 만든 블록 조립과 후작업까지 모두 밀렸다.
주목할 건 손실 추정치가 보는 쪽마다 달랐다는 점이다. 회사는 지체상금 271억원, 매출 손실 6468억원, 고정비 1426억원을 더해 약 810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정부는 5700억원, 일부 보도는 7000억원을 제시했다. 집계 기준과 시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번 농성에서도 협의회가 "과거 도크 점거로 약 8000억원 손실"을 언급했는데, 이는 2022년 수치를 끌어온 주장일 뿐 지금의 차질 규모가 검증된 것은 아니다. 여기서부터 사실과 주장을 갈라 봐야 한다.
그렇다면 실제 영향은 무엇으로 판단할까. 세 가지를 보면 된다.
종합하면 이렇다. 현재로선 농성이 생산에 미친 실제 규모가 공시로 확인되지 않았고, 회사는 손배소 취하 같은 선제 조치로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교섭 재개가 예정된 만큼, 단기 변동성을 리스크의 확정으로 읽기보다 11월 12일 교섭 결과와 뒤이은 공시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보유자라면 협의회나 노조의 손실 주장 같은 숫자에 바로 반응하기보다, DART 공시와 다음 분기 인도·수주잔고 변화에서 실제 흔적이 보이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안전하다. 2022년 사례가 보여주듯, 같은 사건도 누가 집계하느냐에 따라 숫자가 수천억원씩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