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SK온과 맺은 약 1조1000억원 LFP 양극재 공급계약은 2027~2029년 물량이라 올해·내년 실적 추정치를 곧바로 바꾸지 않는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에 양·음극재를 공급하게 됐다는 상징성은 크지만, LFP는 저마진 제품이고 공급계약은 확정 발주가 아니어서 매출과 이익 기여는 따로 봐야 한다. 라인 전환에 따른 연말 양산 개시, SK온의 실제 발주, 미국 ESS 정책 변화를 확인한 뒤 추정치를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타이밍이다. 포스코퓨처엠이 9월 22일 SK온과 맺은 약 1조1000억원(공시 기준 1조742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짜리다. 즉 이 계약 물량이 손익계산서에 매출로 잡히기 시작하는 시점은 내년이 아니라 2027년이다.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를 곧바로 끌어올리는 재료가 아니라는 뜻이다.
공급 준비는 이미 진행 중이다. 회사는 포항 공장의 기존 하이니켈(NCM) 양극재 라인 일부를 LFP 라인으로 전환해 올해 말부터 양산에 들어가고, 여기서 나온 물량을 2027년부터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넣는다. 조지아 공장은 전기차가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셀을 만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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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의 상징성은 금액보다 '누구에게'에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는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팔았지만, SK온에는 음극재만 공급해 왔다. SK온에 양극재를 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함께 공급하는 구도를 완성했다. 특정 고객사 한 곳에 매출이 쏠리는 소재 업체의 약점을 줄인다는 점에서,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방향성 자체는 분명한 호재다.
계약 기간도 3년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양사는 2029년 이후 공급 기간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된 물량이 아니라 협의 대상이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문제는 '계약 체결'과 '실적 반영' 사이의 거리다. 몇 가지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첫째, 공급계약은 대개 확정 발주가 아니라 예상 물량에 가깝다. 3년간 1조742억원이라는 숫자를 단순히 3으로 나누면 연 3,500억원 안팎이지만, 초기 램프업 구간에서는 물량이 뒤로 갈수록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균등하게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실제 인식액은 SK온의 발주에 따라 움직인다.
둘째, 매출이 곧 이익은 아니다. LFP 양극재는 삼원계(NCM) 대비 판가와 마진이 낮은 제품이다. 매출 외형이 늘어도 영업이익 기여도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여기서 실적 추정을 얼마나 올릴지가 갈린다.
셋째, 수요처가 미국 ESS 시장이라는 점이다. ESS 수요 자체는 강하지만, 미국의 관세와 보조금 정책 변화가 물량과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 정책이 흔들리면 계약이 있어도 실제 출하가 달라질 수 있다.
정리하면, 이 계약은 2027년 이후 실적의 가시성을 높여주는 재료이지 당장의 추정치를 바꾸는 재료는 아니다. 라인 전환이 예정대로 끝나 올해 말 양산이 실제로 시작되는지, 별도로 짓는 영일만산단 ESS용 LFP 신규 공장(2027년 하반기 양산 목표)이 일정대로 가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숫자를 추종하기보다, 발주가 실제로 들어오는지와 LFP 마진이 어느 수준에서 형성되는지를 분기 실적에서 확인한 뒤 추정치를 조정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상징성이 큰 수주인 것은 맞지만, 그 상징성이 손익으로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