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에서 최대 3,954만 계정 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이재명 대통령이 '엄정 책임'을 지시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연말께 과징금을 결정할 전망이다. CJ ENM 주가는 사건 직후 하락했다가 2분기 실적 발표 뒤 반등해, 방향을 가른 것은 헤드라인이 아니라 실적과 비용이었다. 투자자는 과징금 확정액, 9월 30일 마감되는 보상 비용, 다음 분기 가입자 이탈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티빙 개인정보 유출을 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언급된 규모는 4천만 건이다. 다만 이 숫자는 사람 수가 아니라 계정 수다.
티빙이 9월 3일 밝힌 유출 규모는 활성 계정 2,206만 개, 휴면·탈퇴 계정을 포함하면 3,954만 개다. 반면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 규모는 1,953만 명이다.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가질 수 있고 휴면 계정도 건수에 포함되므로, 두 숫자는 기준이 다를 뿐 서로 모순은 아니다.
문제는 항목이다. 유출된 정보는 최대 20개(70종)로 아이디·생년월일·휴대전화번호에 더해 CI·DI·환불 계좌번호까지 들어 있다. 계좌번호와 연계정보가 함께 새면 보이스피싱 같은 2차 피해로 번질 수 있어, 대통령도 이 대목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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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에게는 대통령의 발언 자체보다 그것이 실제 제재로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중요하다. 핵심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상한은 전체 매출의 3%다. 티빙의 지난해 매출 4,060억원에 대입하면 약 120억원 안팎으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116억~120억원이 여기서 나온다. 개보위는 연말께 최종 금액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는 9월부터 시행된 징벌적 과징금 특례다. 재위반이나 중대한 관리 소홀이 인정되면 부과 수위가 3% 상한을 넘어설 여지가 있다. "보안 취약점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과징금이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9월 3일 발표한 이용자 보상안 비용이 별도로 붙는다. 포인트와 쿠폰 기준 명목 규모는 2,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정보 유출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하락과 회복, 두 국면으로 나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지난해 SK텔레콤 유심 해킹이 참고가 된다.
약 2,300만 명의 정보가 노출된 이 사건에서 발표 전날 5만8,000원이던 주가는 며칠 만에 5만4,300원까지 밀렸고, 이후 52주 최저가인 5만400원까지 내려갔다. 가입자 약 70만 명이 이탈했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41.1% 급감했다. 단기 충격은 분명했다.
그러나 주가는 유심 교체가 마무리되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했다. 사건 헤드라인보다 가입자 이탈 폭과 실적 훼손이 실제 주가를 좌우한 셈이다.
CJ ENM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6월 4일 3만9,650원(-2.7%)에서 9일 3만6,100원까지 떨어졌다가, 2분기 실적(영업이익 334억원, 티빙 흑자 전환)이 나오자 하루 만에 4.82% 반등했다. 사고 소식보다 실적 숫자에 더 크게 움직였다.
지금 주가에 덜 반영된 것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비용이다. 세 시점을 지켜볼 만하다.
첫째, 개보위 과징금 결정이다. 연말로 예상되며, 금액이 매출 3% 안에서 끝나는지 징벌적 특례로 커지는지가 갈림길이다. 둘째, 보상 신청이 9월 30일 마감된 뒤 집계될 실제 보상 비용이다. 명목가액과 실제 수령률은 다르다. 셋째, 다음 분기 실적에 찍힐 가입자 이탈 규모다.
정리하면 티빙 유출은 CJ ENM에 단기 악재였지만, 주가의 방향은 헤드라인이 아니라 과징금 확정액과 실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건의 크기보다 과징금 결정 시점과 다음 분기 가입자 지표를 함께 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