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금리가 5.24%로 2007년 이후 최고를 찍자 코스피가 6,800선으로 밀리고 외국인·기관이 하루 4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 장기금리는 외국인 수급과 성장주 밸류에이션 두 경로로 지수를 누르며, 반도체 쏠림이 이를 증폭한다. 다음 미국 물가지표·유가·10년물 금리·외국인 수급이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는지가 지수 대응의 확인 신호다.

코스피가 6,800선으로 밀렸다. 미국 국채금리가 재차 오르자 외국인과 기관이 하루 4조 원 넘게 순매도한 결과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5.24%로 2007년 이후 최고, 30년물은 5.56%까지 뛰었다. 지수를 매일 들여다보는 투자자라면 지금 볼 것은 지나간 낙폭이 아니라 다음 변수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 미국 물가지표와 유가가 금리의 방향을, 금리가 다시 외국인 수급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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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수급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달러 표시 안전자산의 매력이 커진다.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에서 돈이 빠지고,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로 오르면 외국인은 환차손까지 감수해야 하니 매도 유인이 더 커진다. 올해 외국인 누적 순매도는 170조 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 수준이다.
둘째는 밸류에이션이다. 금리는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당길 때 쓰는 할인율이다. 할인율이 오르면 몇 년 뒤 이익 기대로 값이 매겨진 성장주·기술주가 먼저 눌린다. 지금 당장 버는 돈 대비 주가가 비싼 종목일수록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두 경로는 따로 오지 않는다.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눌린 종목을 외국인이 수급으로 다시 팔면서 낙폭이 겹친다.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심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끌어올려 코스피가 7,000을 넘겼던 국면도 결국 이 두 종목의 힘이었다. 문제는 반대 방향으로도 똑같이 작동한다는 점이다.
반도체는 실적 기대가 큰 성장주 성격이 강해 금리 상승 국면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그대로 받는다. 게다가 외국인 매수·매도의 표적이기도 해서, 외국인이 위험자산을 줄일 때 가장 먼저 팔리는 쪽에 선다. 지수가 반도체 두 종목에 좌우되는 구조라, 이들의 외국인 수급이 곧 지수의 방향타가 된다.
금리가 더 오를지는 물가에 달렸다. 순서대로 보면 이렇다.
체크리스트를 대응으로 바꾸는 기준은 단순하다. 유가·금리가 진정되지 않고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는 국면에서는, 반도체 비중이 큰 지수 자체가 추가로 눌릴 여지가 있으니 신규 레버리지나 급한 저점 매수는 근거가 약하다.
반대로 물가지표가 예상을 밑돌고 유가가 꺾이면서 원/달러가 안정되면, 그때가 외국인 수급이 돌아설 조건이다. 지수 자체를 예측하려 하기보다, 금리·유가·환율·외국인 수급 네 가지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는지를 확인 신호로 삼는 편이 실전에서 더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