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의 호르무즈 협상이 공회전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미 국채금리가 5%대로 올라섰습니다. 이 충격은 유가에서 금리, 다시 환율을 거쳐 국내 증시로 전달되며, 금리 상승에 취약한 업종부터 흔들립니다. 협상 국면에서는 유가, 미 10년물 금리, 원달러 환율, 외국인 매매를 함께 봐야 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외교로 풀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이란 대표단은 뉴욕에서 미국과 추가 회담을 가질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9월 30일 귀국할 예정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한 '7일 종전 계획'이 논의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돌파구가 사실상 막혔습니다. 앞서 9월 14일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 함정이 이란의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아 미 해병대원 8명이 다쳤습니다.
호르무즈는 세계 원유 수송의 길목입니다. 이곳의 긴장이 국내 증시까지 어떻게 번지는지는 몇 단계로 나눠 보면 정리됩니다.

Alex Luna
첫 단계는 유가입니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 기름값이 오릅니다. 실제로 9월 무력 충돌이 격화하자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넘겼습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WTI 10월물은 배럴당 102.48달러로 하루 만에 6.69% 뛰었고, 브렌트유도 107달러대로 올라섰습니다.
두 번째는 금리입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를 자극하고, 물가 부담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를 끌어올립니다. 미 10년물 금리는 9월 중순 4.96%에서 9월 말 5.241%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습니다. 30년물은 5.561%에 달했습니다.
세 번째는 환율입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달러가 강해지고, 한국과의 금리 차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가기 쉬워집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연 3.75~4.00%, 한국은 2.5%로 격차가 최대 1.5%포인트에 이릅니다. 원달러 환율은 1,340원대 후반까지 올랐습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 국내 증시가 눌립니다. 코스피는 9월 11일 장 초반 3% 넘게 밀리며 7,00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같은 지수 안에서도 충격은 고르게 오지 않습니다. 금리와 유가 국면에서 업종별로 나눠 보면 대략 아래와 같은 경향이 있습니다.
| 구분 | 대표 업종 | 이번 국면 |
|---|---|---|
| 금리 상승에 취약 | 기술·성장주, 건설·부동산 | 밸류에이션·이자 부담↑ |
| 유가 상승 수혜 | 정유·에너지 | 정제마진·판가 개선 여지 |
| 유가 상승 부담 | 항공·해운·화학 | 연료비·원가 압박 |
| 상대적 방어 | 필수소비재·음식료 | 경기·금리 영향 덜 받음 |
성장주와 기술주는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당겨 평가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그 할인 폭이 커져 주가가 눌리기 쉽습니다. 빚이 많은 건설·부동산도 이자 부담이 늘어 금리 상승기에 약한 편입니다. 반대로 정유·에너지는 유가 상승이 실적으로 연결될 여지가 있고, 필수소비재처럼 경기와 금리에 둔감한 업종은 상대적으로 방어적입니다.
다만 이건 일반적인 경향이지 공식이 아닙니다. 개별 기업의 재무 구조나 환헤지 여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협상 뉴스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충격이 실제로 전달되는지를 숫자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번 국면에서 함께 볼 지표는 이렇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하락의 뿌리는 지정학 뉴스 자체보다 그 뉴스가 유가와 금리로 옮겨붙는 경로에 있습니다. 협상이 재개돼 유가가 진정되면 금리와 환율의 압력도 풀릴 수 있고, 반대로 충돌이 길어지면 금리 민감 업종의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헤드라인 한 줄보다 유가·금리·환율의 방향을 같이 보는 것이 지금 국면에서 더 현실적인 판단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