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는 7월 30일부터 8월 12일까지 13일 만에 33% 올라 세계 주요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이 34% 늘어 실적이 뒷받침되지만, 반도체 대형주에서 빠진 자금과 기관 순매수가 단기 급등폭을 키운 수급 요인도 함께 작용했다. 반도체 고점론은 HBM 경쟁 심화와 엔비디아의 메모리 사양 결정 같은 신호로 확인해야 하며, 아직 고점을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코스닥지수는 7월 30일 644.78에서 8월 12일 858.91로 올랐다. 약 13일 만에 33% 상승으로, 같은 기간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였다. 코스피도 같은 기간 17.6% 올랐지만 코스닥은 그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배경에는 자금의 이동이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형주로 쏠려 있던 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가 강화되면서 쏠림이 풀리자 상대적으로 눌려 있던 코스닥으로 흘러 들어왔다.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가는 국면과는 별개로, 코스닥은 '소외됐던 자리의 반등'이라는 성격을 함께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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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장에서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이 상승이 기업이 실제로 돈을 더 벌어서인지, 아니면 돈이 몰려서인지다. 이번 코스닥에는 양쪽 신호가 다 보인다.
실적 쪽 근거는 뚜렷하다. 알테오젠이 2분기 흑자로 돌아섰고, 에코프로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의 두 배를 넘겼으며, 심텍은 영업이익이 1000% 넘게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 59곳의 영업이익은 34% 증가했다. 바이오, 이차전지, 반도체 소부장이 고루 반등한 것도 특정 테마 하나에 기댄 상승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13일 만에 33%라는 속도는 실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 기간 반등을 이끈 주체는 기관이었고, 8월 초 열흘 남짓 동안 기관은 코스닥에서 1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실적이라는 땔감 위에 수급이라는 바람이 겹쳐 불이 커진 구조에 가깝다.
투자자가 직접 확인할 만한 구분 지표는 이렇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5월 약 1조1600억 원에서 7월 5200억 원까지 줄었다가 최근 회복 흐름을 보였다. 이 회복이 이어지는지 여부가 상승의 지속성을 가늠하는 실마리가 된다.
한편 코스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 반도체 대형주에는 '고점 아니냐'는 물음이 따라붙는다. 반도체 업황이 정점(Peak)을 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눌러온 것도 사실이다.
핵심은 HBM을 둘러싼 구도 변화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주하던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HBM4 양산 반년 만에 수율 80%를 확보하며 추격에 나섰다. UBS는 삼성전자가 2027년까지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경쟁이 붙는다는 것은 소비자에겐 좋지만, 공급이 늘고 가격 경쟁이 생기면 마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요 쪽 신호도 갈린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가속기 루빈 울트라에 12단 HBM4E보다 사양이 낮은 대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과 SK가 밀어온 고적층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고 사양 수요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고점 여부를 지금 확정하기는 이르다. 대신 방향을 가늠할 신호는 분명하다. HBM 가격과 수율을 둘러싼 발표, 엔비디아의 메모리 사양 결정, 메모리 재고와 가격 추이가 그것이다. 이 신호들이 공급 증가와 수요 둔화 쪽을 가리키면 고점론에 무게가 실리고, 반대로 고사양 수요가 유지되면 우려는 잦아든다.
코스닥에 이미 올라탄 투자자라면 상승의 근거가 실적인지 수급인지 종목별로 다시 확인하는 편이 좋고, 진입을 고민한다면 33% 급등 이후라는 점을 감안해 한 번에 담기보다 신호를 확인하며 나누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지수의 1000선 회복 기대는 어디까지나 전망이지 확정된 경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