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가 마라도함에서 발사한 한국형 하이엔드 자폭드론이 두 차례 실험 모두 이륙 직후 바다에 추락했다. 다만 발사 시퀀스 자체는 정상 작동했고, 이번 일은 상장 방산기업의 수주나 납품이 아니라 기관 주도 개발·검증 단계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방산주 뉴스는 확정 계약·납품 실적과 개발·시험 단계 소식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지난 8월 25일 남해상에서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한국형 하이엔드 자폭드론의 해상 전투실험을 진행했다. 대형수송함 마라도함(1만4500t급) 비행갑판에서 드론을 띄워 2㎞ 밖 고속으로 기동하는 무인표적정을 탐지하고 타격하는 시나리오였다.
결과는 두 차례 연속 추락이었다. 1·2차 모두 발사 직후 기체 앞부분이 들리면서 균형을 잃었고, 1차는 1~2초, 2차는 3~4초 만에 바다로 떨어졌다. 일부 매체는 "15초 만에 곤두박질쳤다"고 표현했다. 계획대로라면 표적정을 격침하고 돌아왔어야 할 실험이 시작 단계에서 멈춘 셈이다.
Photo by Maxim Hopman on Unsplash
주목할 점은 발사 과정 자체는 정상 작동했다는 것이다. ADD 설명에 따르면 로켓추진체 분리와 엔진 RPM 등 발사 시퀀스는 1·2차 모두 정상으로 확인됐다. 추락 원인으로는 기체 결함보다 함상에서 드론을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는 과정에서 생겼을 수 있는 미세한 정렬 불량(미스얼라인먼트)이 지목된다.
즉 이번 사건은 "설계가 틀렸다"보다 "함상 운용 절차를 더 다듬어야 한다"에 가깝다. ADD와 해군은 지상통제체계에 남은 비행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뒤 재시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올해 9월로 예정됐던 과제 완료 시점, 그리고 이후 전력화 준비 일정에는 차질이 우려된다.
여기서 투자자가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있다. 이번 실험은 특정 상장 방산기업의 수주 계약이나 납품이 아니라, ADD가 주도하는 개발·검증 단계에서 벌어진 일이다. 시험이 한 번 미뤄진다고 해서 어느 회사의 이번 분기 매출이나 이익이 곧바로 깎이는 구조가 아니다.
물론 무기체계 개발 실패나 납품 지연이 방산 기업의 실적 리스크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통로는 대개 확정된 계약의 취소나 인도 지연이다. 이번처럼 R&D 성격의 실전 검증이 재시험으로 넘어가는 일은, 상용화된 무기의 수주가 엎어지는 것과는 무게가 다르다. 최근 방산주가 조정을 받은 배경도 이 실험 때문이라기보다 실적이 시장 눈높이를 밑돌았다는 지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 같은 매크로 변수 쪽에 가깝다.
정리하면, 이 뉴스를 특정 종목의 악재로 곧장 연결하기에는 근거가 얇다. 개발 지연이 길어지면 중장기 파이프라인에 부담이 될 수는 있지만, 그건 "재시험 결과가 계속 나쁠 경우"라는 조건이 붙는 이야기다.
방산 관련 소식은 자극적인 제목에 비해 주가 영향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다음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하면 판단이 한결 쉬워진다.
이번 자폭드론 실험 실패는 이 기준에서 보면 '개발·시험 단계, 기관 주도, 확정 계약과 무관'에 해당한다. 관심 종목을 흔드는 소식이라기보다, 재시험 결과와 전력화 일정이 실제로 밀리는지를 계속 지켜볼 사안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