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코스피는 외국인이 약 3조2천억원을 순매도하며 2.70% 급락해 7,000선을 내줬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5%대 떨어졌다. 이번 하락은 국내 실적이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AI 인프라 우려라는 외생 변수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성격 판단의 출발점이다. 일회성 차익실현인지 추세 전환인지는 순매도 금액이 아니라 선물 수급, 프로그램 매매, 원달러 환율, 연속 순매도일수로 갈리니 다음 거래일 이 지표들의 방향을 확인해야 한다.
추석 연휴가 끝난 9월 28일, 코스피는 6,889.74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191.18포인트, 2.70% 빠지며 7,000선을 하루 만에 내줬다. 장은 7,057에서 출발해 장중 7,065까지 올랐다가 그대로 밀렸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이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2천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1조원 넘게 팔았고, 두 주체 합산 매도액은 4조원을 넘었다. 개인이 2조6천억원을 받아냈지만 지수를 떠받치기엔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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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는 지수 전체가 아니라 특정 종목에 집중된다. 이날 타격은 반도체 대형주에 몰렸다. 삼성전자는 5.43% 내린 27만원, SK하이닉스는 5.05% 내린 176만8천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우(-5.91%)와 SK스퀘어(-7.56%)는 낙폭이 더 컸다.
이유는 단순하다.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줄일 때 가장 먼저 파는 게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가 쉬운 반도체 두 종목이기 때문이다. 지수에서 이 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 반도체가 5% 빠지면 지수도 따라 내려간다. 밤사이 SK하이닉스 ADR이 뉴욕에서 5% 넘게 밀린 것이 국내 매도를 예고한 신호였다.
성격을 판단하려면 원인부터 봐야 한다. 이번 급락의 방아쇠는 국내 기업 실적이 아니라 미국발 변수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2%대까지 올랐고, 30년물은 5.519%로 2004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의 매력이 떨어진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긴장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고, 오라클의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공급 차질로 지연된다는 소식이 반도체 투자심리를 추가로 눌렀다.
정리하면 금리·유가·AI 인프라라는 세 가지 바깥 악재가 겹친 날이다. 국내 반도체 업황 자체가 꺾였다는 신호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 이 구분이 다음 판단의 출발점이다.
가장 궁금한 대목이다. 순매도 금액만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 외국인은 과거에도 하루 3조를 팔고 이튿날 2조를 되사는 널뛰기를 반복했다. 금액이 아니라 아래 지표들의 방향이 성격을 가른다.
첫째는 선물 수급이다. 현물을 팔면서 선물도 같이 순매도하면 방향성 매도, 즉 추세 전환 쪽 신호에 가깝다. 반대로 현물만 팔고 선물은 사면 단기 차익 실현일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프로그램 매매다. 지수를 통째로 사고파는 비차익 프로그램이 대규모 매도로 돌아섰다면 패시브 자금 이탈이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셋째는 원달러 환율이다. 이날 환율은 1,360원대로 올랐다. 환율이 계속 오르면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손이 커져 매도가 이어지기 쉽다. 환율이 안정되면 매도 압력도 완화된다.
넷째는 연속성이다. 하루 급락은 흔하다. 문제는 다음이다. 이틀, 사흘 순매도가 이어지고 개인의 매수 여력이 소진되면 그때부터 추세를 의심해야 한다.
이날 개인은 2조6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저가 매수로 볼 수도 있지만, 뒤집어 보면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홀로 받아낸 수급 공백 상태다.
기관까지 매도에 가담한 점이 부담이다. 개인 자금은 외국인·기관에 비해 지속력이 약하다. 개인 매수만으로 버티는 구간이 길어질수록 반등의 힘은 약해진다.
숫자에 흔들리기 전에 아래 다섯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판단이 선다.
이 중 외국인 순매도 지속, 선물 동반 매도, 환율 급등이 함께 나타나면 일회성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 반대로 하나라도 방향이 꺾이면 이번 급락은 외생 악재에 따른 단기 조정에 무게가 실린다. 지금은 금액보다 방향을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