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계좌는 국내 상장 ETF에 한해 연 600만원(IRP 합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고 매매차익과 분배금이 과세이연된다. 대신 해외 상장·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담을 수 없고, 일반계좌에서 비과세이던 국내 주식형 ETF도 연금계좌에선 나중에 과세되므로 무조건 유리하지는 않다. 공제율(16.5%/13.2%), 55세 전 중도인출 시 기타소득세 16.5%, 위험자산 100% 투자 가능 여부를 따져 계좌를 골라야 한다.
가장 먼저 짚을 조건은 상품 범위다. 연금저축계좌에서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만 살 수 있다. 미국 증시에 직접 상장된 ETF는 살 수 없다.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여기다.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해외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라면 담을 수 있다. 반면 뉴욕에 상장된 같은 이름의 ETF는 안 된다. 추종 대상이 아니라 상장된 시장이 기준이다.
여기에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제외된다. 파생상품 위험평가액 비중이 40%를 넘는 ETF도 담을 수 없다. 세액공제를 노린다면 처음부터 이 범위 안에서 종목을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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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한도는 연 600만원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함께 넣으면 두 계좌를 합쳐 900만원까지 공제받는다.
공제율은 소득에 따라 갈린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면 16.5%, 초과하면 13.2%다. 900만원을 채워 넣었다면 16.5% 구간에서 약 148만원, 13.2% 구간에서 약 118만원을 돌려받는 계산이다. 납입액이 아니라 정해진 한도까지만 공제된다는 점을 기억하면 된다.
같은 ETF라도 어느 계좌에 담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일반 위탁계좌는 매매나 분배금이 생길 때 그해 바로 과세하지만, 연금저축은 계좌 안에서 굴리는 동안 세금을 미룬다. 이게 과세이연이다.
| 구분 | 일반 위탁계좌 | 연금저축계좌 |
|---|---|---|
| 분배금 | 15.4% 즉시 과세 | 과세이연 |
| 해외·채권형 매매차익 | 15.4% 과세 | 과세이연 |
| 국내 주식형 매매차익 | 비과세 | 이연 후 연금소득세 |
과세이연이 단순히 세금을 미루는 것에 그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매년 분배금에서 15.4%를 떼지 않고 그 금액까지 재투자되면, 시간이 길수록 복리 차이가 벌어진다. 20년, 30년을 굴리는 노후 자금에서 이 차이는 무시하기 어렵다.
미뤄둔 세금은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을 때 정산한다. 이때 연금소득세는 나이에 따라 55~69세 5.5%, 70~79세 4.4%, 80세 이상 3.3%로 낮아진다. 세액공제 원금과 운용수익을 합쳐 연 1,500만원까지 이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즉 굴리는 동안 세금을 미뤘다가, 받을 때는 15.4%보다 낮은 세율로 정산하는 구조다.
표의 맨 아랫줄이 함정이다. 국내 주식형 ETF는 일반계좌에서 매매차익이 원래 비과세다. 그런데 연금저축계좌에 담으면 나중에 연금소득세 대상이 된다. 국내 주식형만 굴릴 생각이라면 연금계좌가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중도 인출도 대가가 있다. 세액공제를 받은 돈을 55세 전에, 또는 연금이 아닌 형태로 빼면 기타소득세 16.5%가 붙는다. 그해 돌려받은 공제 혜택을 상당 부분 반납하는 셈이다.
해외형 ETF의 분배금 과세 방식도 최근 손질되는 흐름이라, 과세이연 이점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시행 시점과 적용 범위는 자료마다 설명이 엇갈리므로, 해외 배당형 ETF를 담을 계획이라면 가입 전 증권사와 최신 기준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선택은 목적에 달렸다. 세액공제를 챙기면서 주식·해외 지수형 ETF로 공격적으로 굴리고 싶다면 연금저축이 맞는다. 연금저축은 적립금 100%를 위험자산에 넣을 수 있어서다. IRP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위험자산 한도가 70%라 나머지 30%는 안전자산에 둬야 한다.
반대로 55세 전에 돈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거나, 국내 주식형 ETF만 담을 생각이라면 굳이 연금계좌를 고집할 이유는 약하다. 세액공제율이 높은 16.5% 구간 소득자일수록, 그리고 오래 묻어둘 자금일수록 연금저축의 이점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