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설에 8월 6일 주가가 10%대 급락했지만, 회사는 9월 4일 재공시에서도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혀 시장 정황과 회사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알짜 자회사를 지배구조 여러 단계 아래에서 또 상장한다는 점이 '중복상장' 논란의 핵심이다. 상장이 현실화되느냐 무산되느냐, 그리고 주주환원책이 함께 나오느냐에 따라 주가 방향이 갈릴 수 있어 재공시 문구를 기준으로 대응하는 편이 낫다.

8월 6일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루 만에 10.37% 빠졌다. 방아쇠는 전날 나온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 보도였다. 6월 24일 298만7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8월 중순 16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실적이나 업황이 하루아침에 나빠진 게 아니라, 지배구조 이슈 하나가 매물을 쏟아지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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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뿌리는 상장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구를 또 상장하느냐'다. SK하이닉스는 이미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아래에 있다. 여기에 미국 중간법인을 거쳐 솔리다임까지 따로 상장하면, 하나의 사업 실적이 지배구조 여러 단계에 걸쳐 반복 상장되는 모양이 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를 '5단 중복상장'이라 부르며 일반주주 권익 침해를 지적했다.
핵심 논리는 단순하다. 솔리다임은 2020년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뒤 수년간 적자였다가 올 상반기 수조원대 순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 사업이 알짜로 돌아선 이 시점에 별도 상장하면, 그 가치를 외부 투자자와 나눠 갖게 된다. 지금은 SK하이닉스 주식 하나로 솔리다임까지 통째로 갖는 셈인데, 그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여기서 애매한 점이 있다. 회사는 상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8월 5일과 9월 4일 두 차례 공시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확정 시점이나 3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시장에는 상장을 준비하는 듯한 정황이 쌓이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솔리다임이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5조~10조원 규모 투자 유치에 나서 기업가치 50조원 안팎의 나스닥 상장을 준비한다는 관측이 돌았다.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가 솔리다임 관련 ETF를 SEC에 선제 등록하고, 솔리다임은 SEC 공시·재무보고 담당 임원 채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정황들은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으나 그 자체가 상장 확정은 아니다. '설'과 '확정'의 간극이 지금 주가의 불확실성을 만들고 있다.
확정된 것이 없으니, 매매자는 두 갈래로 나눠 대비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 구분 | 상장 현실화 | 상장 무산·지연 |
|---|---|---|
| 지분 희석 | 발생 가능 | 없음 |
| 자금 유입 | 조 단위 확보 | 없음 |
| 단기 주가 | 환원책 유무가 좌우 | 불확실성 해소 반등 여지 |
상장이 현실화되는 쪽이면, 관건은 회사가 지분 희석을 상쇄할 카드를 함께 내놓느냐다. 토스증권 이영곤 리서치센터장은 외부 투자자가 지분을 확보할수록 SK하이닉스의 경제적 지분율이 낮아진다며 기존 주주에게 불리한 이슈라고 봤다. 반대로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투자금 회수와 후속 재원 확보 측면을 짚으며 기업가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조달한 자금을 자사주 매입·소각 같은 환원으로 돌린다면 희석과 유입이 상쇄될 여지가 있다.
상장이 무산되거나 미뤄지는 쪽이면, 급락으로 반영된 불확실성이 걷히며 반등의 여지가 생긴다. 다만 이 경우 애초 상장으로 마련하려던 대규모 투자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다시 숙제로 남는다.
지금 주가는 최악을 일부 선반영한 상태다. 그래서 다음 재공시는 방향을 정하는 분기점이 된다. 상장을 하느냐 마느냐보다, 한다면 주주를 어떻게 보호하느냐가 적힌 문장이 나올 때가 매매 판단의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