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영업이익 107.4조원)와 SK하이닉스(83.3조원)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발표 직후 하락했다. 좋은 숫자보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시장이 더 보고 있다는 뜻이다. 4분기에는 HBM 공급 증가, 고객사 장기계약, 설비투자 계획 세 가지가 숫자로 확인되는지를 순서대로 점검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도 주가는 발표 직후 빠졌다. 10월 28일 하이닉스, 29일 삼성이 성적표를 내놨지만 30일(현지시간) 인텔 실적 쇼크와 맞물리며 하이닉스는 7%대, 삼성은 3%대 하락했다.
삼성은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으로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100조원을 넘겼다.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83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80%로 여섯 분기 연속 최대를 썼다. 숫자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다.
| 구분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 DS |
|---|---|---|
| 3분기 매출 | 104.6조원 | 147.1조원 |
| 3분기 영업이익 | 83.3조원 | 106.5조원 |
그런데도 주가가 빠진 이유는 실적이 아니라 심리에 있다. 일부 지표가 시장 기대를 밑돌며 '너무 올랐다'는 고평가 부담이 커졌고, 빅테크의 AI 투자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겹쳤다. 보유자라면 이제 실적 숫자보다 다음 세 가지를 순서대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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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볼 것은 차세대 제품의 실제 물량이다. 삼성은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전체 HBM 매출에서 HBM4 비중이 60%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HBM4 출하가 본격화됐다. 값싼 범용 D램이 아니라 HBM·서버용 수요가 실적을 끌고 있다는 신호다. 이 비중이 4분기에도 더 오르는지가 1차 관문이다.
수요가 말이 아니라 계약으로 확인되는지가 두 번째다. SK하이닉스는 2027·2028년 생산능력의 50% 이상을 장기공급계약으로 미리 채웠다고 밝혔다. 대형 클라우드 업체를 포함한 고객사 14곳과 맺었고, 통상 5년이던 계약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매 계획이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도록 예치금 장치까지 걸었다.
방한한 샘 올트먼이 삼성과 SK를 동시에 접촉한 것도 고객사 쪽 변수다. 오픈AI와의 메모리 공급 협력이 구체화되면 수요의 바닥은 그만큼 두꺼워진다. 다만 아직은 접촉 단계이지 계약은 아니다.
마지막은 돈을 어디에 쓰느냐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설비투자를 올해보다 상당 폭 늘리겠다고 했고, 용인 클러스터 1기 팹 증설을 위한 장비 투자를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은 내놓지 않았다. 삼성도 4분기 반도체 호실적이 이어지며 전사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확대는 회사가 수요를 그만큼 길게 본다는 뜻이다. 반대로 공급이 늘면 가격엔 부담이 될 수 있다. 방향과 속도를 함께 봐야 한다.
실적은 이미 나왔다. 주가의 다음 방향은 이 네 가지가 숫자로 확인되는 속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