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미국 3분기 성장률은 3.4%로 예상을 웃돌았지만 9월 PCE 물가가 3.6%로 가속하고 알파벳이 10% 급락하며 나스닥이 1.38% 내렸다. 성장과 물가가 함께 높아 금리 인하가 멀어진 가운데, 기술주 투매는 금리와 환율을 거쳐 국내 반도체주로 번질 수 있다. 개장 전에는 지수 숫자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원/달러 환율, 빅테크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이 1.38% 내린 26,184.72로 마감했다. S&P500은 0.30%, 다우는 0.25% 빠졌다. 지수별 낙폭 차이가 말해주듯, 이날 하락은 시장 전체가 아니라 기술주에 집중됐다.
방아쇠는 전날 장 마감 뒤 나온 알파벳 실적이었다. 알파벳은 10% 안팎 급락했다. 검색 광고 매출은 늘었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로 현금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빠져나간 탓이다. 반면 설비투자를 예상보다 적게 쓴 마이크로소프트는 3% 올랐다. 시장이 AI 투자의 '규모'보다 '회수 시점'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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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미국 3분기 성장률과 9월 물가도 나왔다. 숫자 자체보다 예상과 비교하는 게 먼저다.
성장률은 연율 3.4%로 시장 예상(3%대 초반)을 웃돌았다. 경기가 강하다는 뜻이지만, 강한 경기는 금리 인하를 늦추는 재료다. 물가는 더 분명했다. 9월 PCE가 1년 전보다 3.6% 올라 8월 3.4%보다 상승 폭이 커졌고, 근원 PCE도 3.1%로 연준 목표 2%와 거리가 멀다.
성장이 좋고 물가가 높으면, 금리는 내려가기 어렵다. 실제로 연준은 28일 금리를 3.75~4.00%로 동결했고, 시장은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80%대로 본다. 다만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는데, 지표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해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하락이 국내장에 번지는 길은 대체로 세 단계를 거친다.
먼저 기술주 투매가 위험자산 회피로 번지면, AI·반도체에 연동된 국내 대형주가 함께 흔들린다. 다음으로 미국이 고금리를 유지하면 한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지며 원화에 약세 압력이 간다. 마지막으로 환율이 밀리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 유인이 커진다.
다만 이번엔 결이 복잡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공급사라, 빅테크가 투자를 줄이지 않는 한 수요는 유지된다. 실제로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1,950억~2,050억 달러로 유지했다. 전날 국내장에서도 SK하이닉스는 2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에 2.62% 올랐고,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세부안이 빠지며 4.13% 내렸다. 같은 반도체 안에서도 재료에 따라 방향이 갈렸다.
개장 전 10분이면 아래 지표만 확인해도 그날 흐름의 가닥이 잡힌다.
정리하면, 이번 하락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 AI 투자 회수에 대한 의심에서 나왔다. 그래서 국내장도 반도체 전체가 아니라 종목별 재료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지수 숫자 하나에 매매를 결정하기보다, 환율과 반도체지수, 그리고 빅테크의 투자 계획이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