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자 트럼프와 밀착했던 빅테크들이 민주당 인사 영입과 데이터센터 명칭 변경 등 규제 수용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규제는 AI 설비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호재이자 성장 스토리를 누르는 악재라는 두 얼굴을 지녀, 선거 직후 빅테크 주가는 급등과 급락을 오갔다. 내년 1월 새 의회의 청문회 일정과 AI 규제 법안 향방, 엔비디아 대중 수출 규제, 빅테크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투자자가 지켜볼 지표다.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자, 빅테크 기업들이 빠르게 몸을 낮추고 있다. 오픈AI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딸 제시카 슈머를 영입했고, 메타와 팔란티어는 민주당 인맥을 가진 로비스트 채용에 나섰다. 전력 소모 논란이 큰 '데이터센터'라는 이름을 '컴퓨팅 캠퍼스'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학교 지원과 전력망 확충, 환경 대책을 약속하며 지역 반발도 달래고 있다. 규제를 피하기보다 받아들이는 쪽으로 전략을 튼 것이다.

panumas nikhomkhai
빅테크는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했다. 공화당 선거운동 단체에 6억 달러 넘게 지원했다는 보도도 있다. 그런데 그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내줬다. 밀착의 대가가 역풍으로 돌아온 셈이다.
압박은 양쪽에서 온다. 민주당은 AI 규제 강화를 예고했고, 공화당 안에서도 기술 거물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결별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어느 당에도 기댈 곳이 마땅치 않자, 빅테크는 규제 수용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건 이 흐름이 주가로 어떻게 번지느냐다. 규제는 상반된 두 경로를 동시에 연다.
호재 쪽 논리는 이렇다. 빅테크는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설비투자를 쏟아부어 왔고, 이 부담이 수익성을 눌러왔다. 규제가 투자 속도를 늦추면 오히려 현금흐름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악재 쪽은 반대다. AI는 빅테크 성장 스토리의 핵심이다. 데이터센터 사업이 조사와 지연에 묶이고 성장 기대가 꺾이면, 지금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탱하기 어려워진다. 같은 규제가 누군가에겐 비용 절감으로, 누군가에겐 성장 훼손으로 읽히는 이유다.
실제 시장은 두 해석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선거 직후엔 설비투자 부담을 덜어줄 호재라는 기대로 빅테크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이내 AI 규제가 성장을 직접 겨눈다는 우려가 번지며 뉴욕증시가 급락했고, 나스닥 종목 시가총액은 하루 기준 역대 최대폭인 약 2조5천억 달러가 줄었다. 모간스탠리는 규제 완화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어도 AI 투자 흐름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방향이 정해졌다기보다, 시장이 아직 규제의 성격을 저울질하는 단계다.
전망이 엇갈릴 때일수록 확인할 지점을 좁히는 게 낫다.
규제 수용은 빅테크의 생존 전략이지만, 그것이 비용 절감으로 끝날지 성장 둔화로 이어질지는 이 지표들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