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26년 10월 9일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2027년 4월 7일까지 한시 허용하는 면허를 발급했다. 러시아 경유가 세계 시장에 복귀하면 그동안 높았던 경유 정제마진에 하락 압력이 가해져 국내 정유사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러시아 정제능력 감소와 한시 조치라는 한계가 있어 정제마진·유가·경유 재고와 면허 연장 여부를 함께 지켜봐야 한다.

미국이 러시아산 경유(디젤)의 숨통을 틔웠다. 2026년 10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했다고 밝혔고, 같은 날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산 경유의 판매·인도·하역·수입을 허용하는 임시 일반면허를 냈다. 허용 기한은 2027년 4월 7일까지로 못 박았다. 배경은 단순하다. 미국 내 경유 평균값이 10월 8일 기준 갤런당 6.28달러까지 치솟았고,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물가 부담이 컸다.
정유·화학주를 든 투자자라면 질문은 하나다. 러시아산 경유가 다시 세계 시장에 풀리는 것이 국내 정유사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Engin Akyurt
핵심은 정제마진이다. 정유사의 수익은 원유를 사서 휘발유·경유로 만들어 파는 가격 차이, 즉 크랙 스프레드에서 나온다. 러시아가 7월 8일부터 경유 수출을 막아 두는 동안, 세계 시장에서 경유가 귀해지며 아시아 정유사들의 경유 마진은 높게 유지됐다.
제재가 한시적으로 풀려 러시아산 경유가 다시 시장에 들어오면, 이 공백이 메워진다. 공급이 늘면 경유 가격과 정제마진에는 내려가는 쪽으로 힘이 실린다. 정유 부문 수익성이 그만큼 눌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러시아가 수출을 재개하는 대신 원유를 수출용 경유로 더 돌리면 국제 유가 자체는 안정돼,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상쇄 효과도 있다.
악재 쪽부터 보면, 러시아 경유의 복귀로 그동안 누려 온 높은 경유 크랙이 축소되는 흐름이다. 공급 과잉이 겹치면 정제마진이 빠르게 되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충격이 제한적일 근거도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공급량은 즉시 30만t 이상에 이후 물량을 더해 총 480만t을 웃도는 수준인데, 초기 30만t은 약 225만 배럴이다. CNN은 러시아의 수출 금지로 시장에서 빠진 물량이 하루 약 80만 배럴이라며, 10~11월 공급을 합쳐도 미국 하루 수요의 절반 수준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올여름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제능력이 최대 60% 줄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쏟아낼 물량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면허 기한도 2027년 4월 7일로 한시적이어서, 연장되지 않으면 공백은 다시 벌어진다.
정리하면, 방향은 정제마진에 부담이지만 그 폭과 지속성은 공급 실적에 달렸다. 한시 완화라는 점에서 구조적 악재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뉴스의 제목보다 숫자를 봐야 한다. 다음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편이 낫다.
경유 마진이 눈에 띄게 꺾이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면 완화의 영향이 현실화하는 신호다. 반대로 마진이 버틴다면 러시아의 공급 능력이 발표만 못하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