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값이 온스당 4,600달러를 넘어서며 반등하자 골드뱅킹 잔액도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국내 금 관련주는 제련 부산물, 유통, 광산 개발 등 사업 방식에 따라 금값과의 연동 정도가 제각각이라 '금값 상승=관련주 상승' 공식이 잘 맞지 않는다. 매출 내 금 사업 비중과 주가·금값의 실제 연동을 확인하는 게 판단의 출발점이다.

국제 금값이 다시 오르면서 은행 금 통장으로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 8월 21일 국제 금값은 온스당 4,607.35달러로, 하루 만에 2.03% 올랐다. 월간으로는 11.54%, 1년으로는 36% 넘게 뛴 수준이다.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5,608달러대와 비교하면 아직 낮지만, 5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돈의 흐름도 방향을 틀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8월 13일 기준 1조8,054억 원으로, 직전 달 말보다 895억 원 늘었다. 골드뱅킹 잔액이 전월보다 증가한 건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금값 조정기에 빠져나갔던 자금이 반등을 보고 다시 들어오는 셈이다.
이렇게 실물 금과 금 통장으로 돈이 몰리면, 자연스럽게 금 관련 종목으로도 관심이 옮겨간다.

Vito Goričan
시장에서 금 관련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은 사업 방식이 제각각이다. 크게 세 갈래로 나눠보면 이해가 쉽다.
첫째는 제련 기업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아연 등 비철금속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금과 은을 부산물로 회수한다. 금이 본업은 아니지만 귀금속 부문에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갖고 있다.
둘째는 유통 기업이다. 아이티센그룹은 중간지주사를 통해 한국금거래소 계열의 유통·정련·디지털 자산 회사를 거느린다. 금을 사고파는 거래량 자체가 실적과 연결되는 구조다.
셋째는 광산 개발 기업이다. 엘컴텍은 전자부품이 본업이지만 몽골에서 금·구리 광산 개발을 진행 중이라 금 테마로 묶인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세 갈래가 금값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제련 기업은 금값이 오르면 부산물 판매 마진이 개선되지만, 전체 실적은 본업인 비철금속 시황에 더 크게 좌우된다. 유통 기업은 금 거래량과 직접 연결되는 편이지만, 이 역시 실물 금값을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는다.
특히 광산 개발이나 소형 테마주는 금값보다 개별 수급과 재료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금값이 조용해도 급등하거나, 금값이 올라도 반응이 없는 경우가 나오는 이유다. "금값이 올랐으니 금 관련주도 오른다"는 단순한 공식이 잘 맞지 않는 대목이다.
관련주를 볼 때는 다음 순서로 괴리를 점검하는 편이 낫다.
첫째, 그 회사 매출에서 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본다. 금이 부산물이거나 곁가지 사업이면, 주가가 금값보다 본업 실적에 더 흔들린다.
둘째, 최근 주가 흐름을 금값 그래프와 겹쳐본다. 금값과 따로 노는 급등락이 잦다면, 그 종목은 실물 연동보다 테마 수급으로 움직인다는 신호다.
셋째, 실물에 그대로 투자하고 싶다면 골드뱅킹이나 금 현물·선물 ETF가 개별주보다 금값을 직접 추종한다는 점을 기억한다. 개별주는 실적을 매개로 간접 연동되므로 시차와 괴리가 생긴다.
넷째, 금값이 이미 연초 고점 대비 낮아진 구간이라는 점도 함께 본다. 반등에 올라탄 테마주는 금값이 조정받을 때 되돌림 폭이 더 클 수 있다.
정리하면 금값 강세가 곧 모든 금 관련주의 상승을 뜻하지는 않는다. 종목마다 금과의 거리가 다르니, 사업 비중과 실제 연동성을 확인한 뒤 판단하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