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이 9월 2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해 담보권자·주주 100%, 채권자 75.9% 동의로 파산을 면했다. 그러나 5천억원대 공익채권 변제와 점포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영업 정상화라는 이행 과제는 그대로 남았다. 추가 자금 조달과 점포 매각 진척, 재개점 매출 추이, 미동의 공익채권자의 상환 요구가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 신호다.

서울회생법원이 9월 2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예정된 인가 기한보다 이틀 앞선 결정이다. 다만 인가는 '이렇게 빚을 갚겠다'는 계획을 법원이 확정해 준 것이지, 빚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협력사와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지금부터 그 계획이 실제로 이행되는지다.
표결은 무난히 통과했다. 회생담보권자조는 100%, 주주조도 100%가 찬성했고, 회생채권자조는 75.9%가 동의해 가결요건인 66.7%를 넘겼다. 특히 납품업체들이 납품대금을 나눠 받는 데 동의한 것이 회생을 살린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거래를 이어가는 편이 대금을 떼이는 것보다 낫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
| 구분 | 찬성률 | 가결요건 |
|---|---|---|
| 회생담보권자조 | 100% | 75% |
| 회생채권자조 | 75.9% | 66.7% |
| 주주조 | 100% | 50% |

Eduardo Soares
변제 재원의 뼈대는 부동산이다. 문을 닫은 19개 점포를 팔아 신탁담보 채권 약 1조2천억 원을 상환하고, 담보가 풀린 38개 점포는 감정가가 약 2조8천억 원에 이르러 이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미상환 채권은 2037년까지 전액 갚는 장기 일정으로 짜였다.
당장의 급한 불은 메리츠금융그룹에서 확보한 2천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으로 껐다. 문제는 이 돈이 이미 상당 부분 쓰였다는 점이다. 자금이 소진되기 전에 점포 매각과 추가 조달이 맞물려 돌아가야 계획이 유지된다.
가장 주시해야 할 리스크는 공익채권이다. 5천억 원대에 이르는 공익채권 가운데 분할변제에 동의한 비율은 64.4%에 그친다. 동의하지 않은 채권자가 한꺼번에 상환을 요구하면 유동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계획대로 나눠 갚는 그림이 언제든 흔들릴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영업 회복은 그나마 긍정적 신호다. 8월 13일 전국 67개 점포를 다시 열었고, 30일까지 매출 1164억 원을 올렸다. 영업 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늘었고 고객 수도 38% 증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업 정상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간만 벌 뿐 파산을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인가가 안전판이 아니라는 경고다.
회생이 순항하는지 아닌지는 몇 가지 신호로 가늠할 수 있다. 협력사라면 대금 지급이 계획대로 이행되는지, 투자자라면 유동성 지표를 우선 살펴야 한다.
인가로 홈플러스는 파산 대신 재기의 시간을 얻었다. 그러나 5천억 원대 공익채권 변제와 영업 정상화라는 두 숙제가 풀리기 전까지, 이번 인가는 안도가 아니라 감시의 출발점으로 보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