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2026년 5월 7개 제분사에 역대 최대 6710억원 과징금을 부과했고, 사조동아원과 대한제분은 각각 1800억원 안팎을 맞았다. 과징금은 대체로 한 번에 털어내는 일회성 비용이지만, 자율 가격 재결정 명령과 3년 보고는 B2B 밀가루 수익성에 계속 남는 변수다. 보유 종목의 충당부채 설정 규모와 행정소송 여부를 공시에서 확인하면 실제 타격 시점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5월 20일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 등 7개 제분사에 모두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 한 건으로는 2010년 LPG 사건(6689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기업 간 거래용(B2B) 밀가루의 공급가격과 물량을 24차례 합의했고, 이 시장의 87.7%를 점유한 과점 사업자였다.
투자자가 먼저 볼 것은 회사별 금액 차이다. 같은 담합이라도 매출 규모에 따라 부담이 갈린다.
| 회사 | 과징금 | 상장 |
|---|---|---|
| 사조동아원 | 1,831억원 | 유가증권 |
| 대한제분 | 1,793억원 | 유가증권 |
| CJ제일제당 | 1,317억원 | 유가증권 |
| 삼양사 | 948억원 | 유가증권 |
| 대선제분 | 384억원 | 유가증권 |
| 한탑 | 243억원 | 유가증권 |
| 삼화제분 | 194억원 | 비상장 |
사조동아원과 대한제분은 1,800억원 안팎으로,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생각하면 단일 사건치고 무겁다. CJ제일제당은 금액은 세 번째로 크지만 회사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비상장사인 삼화제분은 주식 투자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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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은 회계상 영업외비용(기타비용)으로 잡힌다. 매년 반복되는 영업비용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한 번 발생하는 비용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과징금이 반영된 분기 실적은 나빠 보여도, 다음 분기부터는 숫자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실제 반영 시점은 회사가 충당부채를 언제 쌓느냐에 달려 있다. 충당부채는 지출 금액이나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출이 거의 확실한 부채를 미리 손익에 반영하는 항목이다. 제재가 예견되면 기업은 확정 전에도 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이 경우 과징금 발표 자체는 추가 충격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쌓아둔 충당부채보다 실제 과징금이 클 때다. 앞서 전분당 담합(총 7476억원)에서는 일부 업체가 미리 설정한 충당부채를 과징금이 넘어서며 추가 손실이 났다. 보유 종목이 과징금을 예상 범위 안에서 처리했는지, 초과분까지 떠안았는지가 분기 실적의 체감 차이를 만든다.
과징금이 일회성이라면, 남는 것은 영업 방식에 대한 조치다. 공정위는 각 제분사에 3개월 안에 가격을 독자적으로 다시 정하도록 명령했고, 앞으로 3년간 가격 변경 내역을 연 2회 서면 보고하도록 했다. B2B 밀가루 가격을 담합으로 떠받치던 구조가 풀리면, 가격 경쟁이 수익성에 계속 작용할 수 있다.
재범이라는 점도 가볍지 않다. 이들은 2006년에도 밀가루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공정위가 담합 과징금 부과기준율 하한을 매우 중대한 담합 기준 18%까지 올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강화하고 있어, 식품업계 전반에서 추가 조사와 제재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당초 거론되던 기업분할 같은 구조적 조치는 이번에 부과되지 않았다. 사업 구조 자체를 강제로 바꾸는 조치가 아니라 가격 결정과 보고에 관한 행태적 조치에 그쳤다. 적어도 지분 가치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시나리오는 비켜갔다고 볼 수 있다.
보유 종목이 있다면 기사 제목이 아니라 회사 공시를 봐야 한다. 확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행정소송으로 다툼이 길어지면 비용 인식 시점이 분산되고, 한 분기에 몰아서 털면 그 분기만 크게 흔들린다. 금액이 큰 사조동아원과 대한제분일수록 이 시점 차이가 주가에 주는 영향도 크다. 과징금 뉴스 하나로 매매를 결정하기보다, 충당부채가 이미 반영됐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