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는 미국 S&P500 옵션에 반영된 향후 30일 기대 변동성으로, 9월 18일 14.81을 기록하며 올해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9~10월은 계절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이라 미국의 불안이 코스피로 옮겨붙을 여지는 남아 있다. VIX가 뛸 때는 지수 수치 자체보다 상승 속도와 외국인 수급을 함께 봐야 대응 판단이 선다.

VIX는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지만, 정확히는 미국 S&P500 지수 옵션에 담긴 향후 30일간의 기대 변동성을 숫자로 나타낸 값이다.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 내릴지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크게 출렁일 것으로 시장이 보는지를 측정한다.
원리는 보험료에 가깝다.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에 대비해 사두는 풋옵션 값이 비싸질수록 VIX가 올라간다. 그래서 주가가 떨어질 때 VIX가 오르는 역방향 움직임이 자주 나타난다. 통상 20선 안팎을 정상 범위로 보는데, 9월 18일 기준 VIX는 14.81로 그보다 낮았다. 앞서 16일 17.71에서 사흘 새 내려온 수치이자, 올해 최저 수준에 가깝다.
다만 계절성은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1990년 이후 VIX 중앙값은 8월 말 16.5 부근에서 9월 중순 18, 10월 초 19까지 올라가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이 낮다는 건 안심할 근거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던 구간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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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밤사이 크게 흔들리면, 그 충격은 다음 날 아침 코스피에 반영된다. 시차 때문이다. 뉴욕 장이 열려 있는 동안 한국은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밤사이 치솟은 VIX는 이튿날 국내 개장과 함께 지수 하락으로 나타나곤 한다. VIX 자체가 코스피를 움직인다기보다, 미국의 불안을 지켜본 투자자들이 다음 거래일에 매도로 반응하는 흐름에 가깝다.
문제는 코스피가 이 충격을 더 크게 받는다는 점이다. 한국 증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위험 신호가 뜨면 외국인 투자자가 먼저 주식을 팔고 현금을 빼는 경향이 있다. 지수 구조도 한몫한다. S&P500은 500개 기업에 분산돼 한두 곳이 흔들려도 지수 전체가 무너지지 않지만,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기업의 비중이 커 이들이 휘청이면 지수가 함께 출렁인다.
실제로 미국 VIX가 20선에서 정상 수준으로 오르내리던 시기에도 한국의 VKOSPI는 극단적으로 튀곤 했다. 올해 6월 VKOSPI는 91.23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3월에도 80을 넘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같은 대외 악재라도 국내 시장이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방증이다.
VIX 상승 자체에 반사적으로 겁먹기보다, 몇 가지를 함께 보면 판단이 선명해진다.
결국 VIX는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가 아니라 시장의 긴장도를 보여주는 온도계다. 온도가 급하게 오르는 국면이라면, 새로 크게 베팅하기보다 현금 비중과 종목 편중을 먼저 점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