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9월 3일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반대는 의무교섭·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시행지침을 냈다. 성과급과 신공장을 명분으로 한 합법 파업의 문턱이 높아져 반도체 업종의 노사 리스크는 일부 줄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양대노총이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인력 배치전환 대책은 여전히 교섭 대상으로 남아, 임금교섭 방식과 노조의 실제 쟁의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2026년 9월 3일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내놨다. 핵심은 두 가지다. 매출액·영업이익 같은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N%)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 그리고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을 반대하는 요구는 파업 같은 쟁의행위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배경에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교섭·쟁의 범위를 두고 벌어진 혼선이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메가 프로젝트를 단체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했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번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라고 주문했고, 그 결과가 이번 지침이다.
여기서 'N% 성과급'이 뭔지 짚어둘 필요가 있다. 회사가 그해 낸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정해진 공식처럼 성과급으로 나눠달라는 요구다. 반도체는 업황에 따라 이익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이 방식이 굳어지면 회사로선 인건비가 이익에 연동돼 고정비처럼 불어난다. 노동부는 이런 요구를 노사가 자율로 합의하는 건 막지 않지만, 파업으로 관철할 수 있는 의무 교섭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미 노사가 합의해 운영 중인 성과급 제도까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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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이걸로 반도체 파업 리스크가 사라지느냐'다. 결론부터 보면 문턱은 높아졌다. 합법 파업이 되려면 조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지침대로라면 성과급 N%나 신공장 반대만을 명분으로 한 쟁의는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다만 지침에는 구멍이 있다. 공장 신설이나 AI 도입으로 인력 감축·배치전환 같은 근로조건 변화가 객관적으로 예상되면 그 대책은 여전히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경영계가 "통상적 인력 배치전환까지 쟁의 대상에서 빼달라"며 '반쪽짜리'라고 부르는 이유다. 성과급을 직접 걸 수 없어도 '배치전환 대책'이라는 우회로가 남아 있는 셈이다.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 침해이자 사용자 편향이라며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대통령 발언 한마디로 법률 적용범위를 축소할 수 없다"며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과 고소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지침은 행정해석이라 법원·노동위 판단에서 뒤집힐 여지도 있다.
한 가지 분명히 할 점은, 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구체적 임금교섭 일정이나 파업 찬반투표가 확정됐다는 공식 정보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지침은 '이미 벌어진 파업을 막은' 조치가 아니라 '앞으로의 쟁의 정당성 기준을 그은' 조치에 가깝다.
투자자라면 다음을 확인하는 게 실질적이다. 우선 양대노총이 예고한 법적 대응이 실제 소송·구제신청으로 이어지는지, 그 결과 지침의 효력이 유지되는지다. 다음으로 두 회사의 올해 임금교섭이 성과급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 '배치전환 대책' 같은 우회 의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지다. 지침 자체보다 이 둘이 실제 노사 리스크의 크기를 결정한다. 이 조건이라면, 당장의 헤드라인보다 두 회사의 교섭 진행 상황과 노동위·법원의 후속 판단을 확인하며 대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