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삼성·SK 두 그룹의 합산 시총이 818조 원가량 줄었다가 21일 두 종목이 5%대 반등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이번 급락은 실적 전망이 꺾여서가 아니라 공급과잉·금리·수급 우려로 밸류에이션이 빠진 것이어서, 내년 예상 PER은 삼성 3.1배·SK 2.6배로 역사적 최저 수준이다. 방향은 통상 10월 말 나오는 3분기 실적과 HBM 장기계약 가격, 주주환원, 외국인 수급에서 갈릴 전망이다.
10월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함께 무너지며 코스피는 2일 7,003에서 21일 5,735로 18% 넘게 빠졌다. 이 기간 삼성·SK 두 그룹의 합산 시가총액이 818조 원가량 증발했다. 그런데 21일에는 두 종목이 장중 한때 7~8%까지 튀어 각각 5%대 상승으로 마감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걸렸다.
중요한 건 이 급락이 실적 전망이 꺾여서 나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증권가의 내년 이익 전망은 대체로 유지되는데 주가만 빠졌다. 즉 실적이 아니라 거기에 매긴 '기대의 가격'이 먼저 내려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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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의 배경은 몇 갈래가 겹친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증설로 메모리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AI 인프라 투자의 자금조달과 수익성을 둘러싼 의문,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동시에 심리를 눌렀다.
수급도 거들었다. 외국인이 두 종목을 대거 팔았고, SK하이닉스가 두 달간 이어 온 4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21일 마무리하면서 주가를 떠받치던 매수세가 옅어졌다. 공급 우려가 '펀더멘털 훼손'인지 '수급 공백'인지는 증권가에서도 평가가 갈린다.
가장 단순한 잣대는 밸류에이션이다. KB증권은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삼성전자 3.1배, SK하이닉스 2.6배로 역사적 최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전망은 그대로인데 PER이 이렇게 낮아졌다는 건, 시장이 '지금 이익'보다 '앞으로 공급과잉으로 이익이 꺾일 위험'을 먼저 당겨 반영했다는 뜻이다.
DS투자증권은 현재 주가가 아직 오지 않은 2028년 다운사이클을 미리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반대로 말하면, 그 걱정이 과했는지 아닌지를 가릴 재료가 곧 실적 발표다.
SK하이닉스는 잠정실적 없이 확정실적을 컨퍼런스콜에서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이고, 통상 10월 말에 3분기 성적을 내놓는다. 지난해 3분기는 10월 29일이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을 먼저 발표한 뒤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컨퍼런스콜에서 공개한다. 정확한 날짜는 각 사 공시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발표에서 봐야 할 건 영업이익 숫자 하나가 아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장기계약 가격이 어떻게 책정됐는지, 내년 공급 계획과 가격 전망을 회사가 어떻게 말하는지,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갈지가 당장의 수급과 직결된다. 외국인이 21일처럼 순매수를 이어 가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같은 실적 발표라도 가이던스와 시장 환경이 겹쳐 방향이 갈린다. 아래는 확정이 아니라 점검 틀이다.
| 상황 | 신호 | 점검 포인트 |
|---|---|---|
| 실적·가이던스 모두 양호 | HBM 계약가·내년 전망 견조 | 밸류에이션 정상화 여지 |
| 실적 좋아도 공급 우려 부각 | 가격협상·증설 언급 | 상승 되돌림 가능 |
| 매크로 악재 재점화 | 금리·AI 신용 불안 | 수급 공백 재현 |
실전에서 기준을 세운다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이익 전망이 유지되고 금리·신용 불안이 잦아드는 국면이라면 증권가 다수가 말하는 '과도한 조정' 쪽에 무게가 실린다. 반대로 실적이 좋아도 공급과잉 신호가 커지면 반등은 되돌려질 수 있다. 지금 주가가 이미 낮다는 사실만으로 바닥을 단정하기 어렵고, 방향은 결국 다음 실적과 그 설명에서 확인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