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 회장의 상반기 보수 455억원 중 82%는 3년 전 부여된 RSU가 주가 13배 상승으로 불어난 평가액이다. 이는 회사가 새로 지출한 현금이 아니라 주가에 연동된 보상이라는 점에서 일반 상여와 성격이 다르다. 투자자는 RSU 지급 주식이 신주인지 자기주식인지, 다른 주주환원과 함께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026년 상반기 보수로 455억8000만원을 받아 주요 그룹 총수 중 1위에 올랐다. 다만 이 숫자를 두산 경영진의 급여로 읽으면 오해가 생긴다. 반기보고서상 구성을 보면 급여는 18억2000만원, 단기성과급은 61억7000만원이고, 나머지 375억9000만원이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평가액이다. 전체 보수의 약 82%가 주식 기반 보상에서 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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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지급 시점의 주가다. 두산이 공시한 내용을 보면, 이 RSU는 2023년에 3만2266주가 부여돼 2026년 2월에 지급됐다. 부여 시점 기준 주가는 8만8016원이었지만 지급 시점 주가는 116만5000원으로, 약 13.2배가 됐다.
그 결과 부여 당시 약 28억4000만원이던 평가액이 지급 시점에 375억9000만원으로 불어났다. 급여와 단기성과급은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고, 보수 총액을 끌어올린 건 사실상 이 주가 상승분이다. 보수 1위라는 표현보다 '3년 전 약속한 주식이 주가 급등으로 커졌다'는 설명이 실제에 가깝다.
RSU는 회사가 임원에게 현금 대신 주식을 주고 일정 기간 양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여기서 투자자가 짚어야 할 부분은 '그 주식이 어디서 나오느냐'다.
새로 발행한 신주로 지급하면 발행주식 수가 늘어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고, 향후 시장에 풀릴 물량 부담(오버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교부하면 발행주식 수는 그대로다. 두산의 이번 공시 자체는 보수 액수를 밝힐 뿐 지급 재원이 신주인지 자기주식인지까지 명확히 보여주진 않는다. 주주가치 영향을 판단하려면 이 부분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보수는 회사가 새로 지출한 현금 375억이 아니라, 3년 전 부여분이 주가로 평가돼 계상된 금액이라는 점이다. 손익에 미치는 방식이 일반적인 현금 상여와 다르다.
올해 순위 자체가 주가의 산물이다. 박정원 회장에 이어 구자은 LS 회장 133억300만원, 김승연 한화 회장 115억8000만원, 신동빈 롯데 회장 112억2700만원 순이었다. 전년 1위였던 김승연 회장(248억원)이 밀린 데서 보이듯, 실적보다 주식연계 보상이 순위를 갈랐다.
| 순위 | 총수 | 그룹 | 상반기 보수 |
|---|---|---|---|
| 1 | 박정원 | 두산 | 455억8000만원 |
| 2 | 구자은 | LS | 133억300만원 |
| 3 | 김승연 | 한화 | 115억8000만원 |
| 4 | 신동빈 | 롯데 | 112억2700만원 |
그래서 총수 보수 공시를 종목 판단에 쓰려면 액수만 볼 게 아니다. 보수 중 주식연계 비중이 얼마인지, RSU 지급에 쓰이는 주식이 신주인지 자기주식인지, 같은 기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다른 주주환원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함께 봐야 신호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 보수 총액이 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주가에 호재나 악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