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16일 뉴욕증시는 내렸지만 다음 날 지수선물이 급반등했고, 코스피는 17일 6700선을 지키며 강보합으로 출발했다. 인상이 이미 예견된 악재였던 데다 반도체주가 지수를 떠받쳤지만, 연내 추가 인상과 고유가라는 긴축 경계 요인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주 증시 방향은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 메시지, 외국인 수급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직후, 뉴욕증시는 일단 내렸다. 현지시간 16일 다우존스지수는 1.21%(631포인트) 떨어졌고 S&P500과 나스닥도 약세로 마감했다. 3년 넘게 없던 인상이라는 사건 앞에서 일단 팔고 보자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반응은 짧았다. 다음 날 다우 선물이 6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지수선물이 일제히 올랐다. 인상 자체보다, 시장이 두려워하던 예상 밖의 매파적 신호가 나오지 않았다는 안도가 더 컸다. 이미 예견된 악재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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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도 비슷했다. 17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0.9%가량 오른 6770선에서 출발해 6700선을 지켰다. 미국 증시가 전날 내렸는데도 국내가 버틴 것은, 인상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며칠 사이 6700선을 두고 오르내렸다. 14일에는 6684선까지 밀리며 6700을 잠시 내줬다가 다시 회복했다. 인상이라는 최대 이벤트를 앞두고도 급락하지 않은 것은, 시장이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신호다.
지수를 떠받친 건 반도체였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같은 대형 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KB금융을 비롯한 금융주는 1%대 하락했다.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에 유리하다는 기대에도 금융주가 밀린 것은, 추가 긴축이 경기를 눌러 대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인상 뉴스에도 업종별로 방향이 갈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버텼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연준 위원들의 연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4.1%로, 대다수가 올해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남겼다. 긴축이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는 뜻이다.
더 직접적인 변수는 국제유가다.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가동 중단과 미·이란 긴장이 겹치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달러를 넘어섰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다시 자극되고, 그러면 연준이 더 조일 명분이 생긴다. 이번 인상의 배경이 유가였던 만큼, 유가가 잡히느냐가 긴축 경로를 좌우한다.
방향을 가늠하려면 지수 등락보다 아래 지표들을 보는 편이 낫다.
종합하면 이번 주 코스피는 방향을 정하기보다 유가와 연준 메시지를 확인하며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9월 들어 거래대금이 20조 원대로 줄어 연중 최저를 기록한 것도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를 보여준다. 사려는 힘과 팔려는 힘이 모두 약해진 국면에서는 작은 뉴스에도 지수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지금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현실적인 선택은 방향을 미리 단정하지 않는 것이다. 유가가 잡히고 연준의 추가 인상 경계가 누그러지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단이 열리고, 반대로 유가가 더 뛰면 긴축 우려가 재점화된다. 두 지표가 어느 쪽으로 풀리는지 확인한 뒤 비중을 조절하는 편이 이 박스권 국면에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