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추진 소식에 두나무와 코인원 지분을 가진 상장사들이 다시 들썩였다. 그러나 거래소 실적을 끌어올리는 건 과세 일정이 아니라 거래대금이고, 그 거래대금은 올 들어 크게 줄었다. 유예는 아직 확정도 아니므로 관련주는 뉴스 등락보다 거래대금 추이와 지분 구조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정부가 11월 5일 가상자산 소득세 시행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미루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히자, 코인 관련주가 다시 움직였다.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지분을 가진 우리기술투자와 위메이드, 코인원 지분으로 엮이는 컴투스홀딩스, 디지털자산 관련주로 분류되는 한화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정책 뉴스에 민감하게 출렁여 왔다. 지난 9월 16일에는 과세 부담에 미국 상원의 가상자산 클래리티 법안 부결이 겹치면서 우리기술투자가 7.66%, 위메이드가 5.35%, 블록체인 결제주 다날이 10.20%, 스테이블코인주 헥토파이낸셜이 16.32% 하락했다. 유예 기대가 커질 때는 같은 종목들이 반대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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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가 호재로 읽히는 논리는 이렇다. 세금 부담이 미뤄지면 투자심리가 살아나 거래가 늘고, 거래가 늘면 거래소 수수료 수익이 커지며, 그 수익이 거래소 지분을 가진 상장사의 가치로 흘러든다는 것이다.
거래소 수익 구조가 이 기대를 뒷받침한다. 두나무는 영업수익의 97%가량을 거래 수수료에서 얻는다는 분석이 있을 만큼 거래량에 직접 연동된다. 그래서 과세 유예가 거래를 되살릴 재료로 보이는 것이다.
문제는 정작 거래소 실적이 과세 때문에 흔들린 게 아니라는 점이다. 두나무의 2026년 상반기 연결 영업수익은 40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1% 줄었고, 영업이익은 1115억원으로 79.7% 급감했다. 2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이 235억원으로 73.3% 쪼그라들었다.
회사가 꼽은 부진의 원인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거래량 감소였다. 2026년 1분기 전 세계 중앙화 거래소의 현물 거래량은 직전 분기보다 약 39% 줄었다. 거래소 실적을 움직이는 핵심은 코인 가격과 거래 사이클이지 과세 일정이 아니라는 뜻이다. 과세가 미뤄져도 시장이 식어 있으면 거래대금은 저절로 늘지 않는다.
코인 관련주 대부분은 거래소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다. 거래소 수익이 곧바로 이들의 매출로 잡히는 게 아니라 지분 평가와 투자심리를 거쳐 간접적으로 반영된다. 호재든 악재든 주가가 과장되거나 뒤늦게 움직이기 쉬운 구조다.
유예 자체도 아직 확정이 아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안일 뿐 국회 세법 심사는 11월 말에서 12월에 이뤄진다. 2030년 연기안, 과세 폐지안도 함께 올라와 있다. 유예를 기정사실로 보고 관련주에 올라타면, 국회에서 결론이 달라질 때 심리가 먼저 빠진다.
뉴스 한 줄에 반응하기 전에 다음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유예는 거래 재개의 계기는 될 수 있어도 실적 자체는 아니다. 관련주 판단의 기준은 세금 뉴스가 아니라 거래대금과 지분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