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이 1~10월 5만3372건으로 연간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발동 급증은 시장 방향이 아니라 변동성의 크기를 보여주며, 올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같은 구조적 요인도 섞여 있다. 단기 매매자는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즉시 체결이 안 된다는 점을 전제로 추격 매수와 손절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단기 매매를 하는 사람에게 변동성완화장치(VI)는 사고파는 흐름이 2분간 끊기는 공백이다. 올해 그 공백이 유독 잦았다. 한국거래소 집계로 1~10월 VI 발동은 코스피·코스닥을 합쳐 5만3372건으로, 종전 연간 최고였던 2020년(3만5523건)의 1.5배에 이르며 이미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10월 코스피 시장에서만 6646건이 걸렸다.
빈도만 는 게 아니다. 상반기 코스피 평균 일중 변동률은 3.30%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상반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였다. VI는 이 변동성이 개별 종목 단위에서 남긴 흔적인 셈이다.

Allen Boguslavsky
VI는 두 종류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걸렸는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 구분 | 기준 가격 | 발동 변동폭 |
|---|---|---|
| 동적 VI (코스피200) | 직전 체결가 | ±3% |
| 동적 VI (일반·코스닥) | 직전 체결가 | ±6% |
| 정적 VI | 전일 종가 | ±10% |
동적 VI는 직전 체결가 대비 순간적인 급변을 잡아낸다. 장 마감 직전(15:20~15:30)에는 기준이 코스피200 ±2%, 일반·코스닥 ±4%로 더 빡빡해진다. 정적 VI는 전일 종가에서 10% 벌어지면 걸리는데, 넥스트레이드(NXT)에서는 운영하지 않고 한국거래소에서만 적용된다.
이 대목이 단기 매매자에게 가장 중요하다. 한국거래소에서 VI가 걸리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바뀐다. 이 2분 동안 들어온 주문은 즉시 체결되지 않고 모였다가, 시간이 끝나면 한 번에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된다. 손절이든 추격 매수든 주문을 넣어도 2분간은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값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NXT는 방식이 다르다. VI가 걸리면 2분간 거래가 정지돼 신규 주문은 아예 낼 수 없고, 이미 낸 주문만 취소할 수 있다.
발동이 늘면 시장이 과열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올해 숫자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7월에는 코스피가 월간 22.19% 급락하는 가운데 9925건이 발동돼 2020년 3월에 이어 월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급락장에서도 VI는 쏟아진다. 즉 VI 급증은 방향이 아니라 변동성의 크기를 말해줄 뿐이다.
여기에 제도 요인도 섞여 있다.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나온 뒤, 유안타증권 집계로 코스피 일간 변동폭 평균은 출시 전 225포인트에서 425포인트로 약 88% 커졌다. 변동성을 키우도록 설계된 상품에 돈이 몰리면 VI는 구조적으로 늘어난다. 발동 건수를 곧장 고점이나 저점 신호로 치환하기 어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