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1년 새 약 280% 올랐고 2026년 선행 PER은 6.79배로 삼성전자를 처음 앞질렀다. 메모리처럼 이익이 출렁이는 경기민감주는 이익이 정점일 때 PER이 오히려 낮게 보여, 단순 저PER을 저평가로 읽으면 사이클 고점을 싸다고 착각하기 쉽다. 선행 영업이익 전망의 방향, D램·HBM 고정가 흐름, 고객사 재고, 증설 속도를 과거 사이클과 비교해 지금이 어느 국면인지 점검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1년 사이 주가가 약 280% 올랐다. 2025년 1월 17만원대였던 주가가 그해 12월 65만1,000원까지 뛰었다(한경 매거진·UBS 기준). 거의 세 배다.
여기서 흔한 질문이 나온다. 이렇게 올랐는데 지금 PER은 낮다는 건 무슨 뜻일까. 한 증권정보 매체 집계로 2026년 선행 PER은 SK하이닉스 6.79배로, 삼성전자 6.77배를 처음으로 앞질렀다(2026년 5월 기준). PER만 보면 급등주치고 싸 보인다.
이 지점에서 반도체 대형주 평가의 핵심 함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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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는 이익이 크게 출렁이는 경기민감주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라, 이익(분모)이 사상 최대로 부풀면 PER은 자동으로 낮아진다.
즉 사이클 정점 부근에서 PER이 가장 싸 보이고, 바닥에서 적자가 나면 PER은 오히려 치솟거나 계산 자체가 안 된다. 일반 소비재처럼 '저PER=저평가'로 읽으면, 이익이 꺾이기 직전의 고점을 싸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경기민감주에서 지금 PER 숫자 하나는 결론이 아니라 질문의 출발점이다. 지금 이익이 사이클의 어디쯤인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핵심은 현재 이익이 아니라 이익의 방향이다. 선행 영업이익 전망이 계속 상향되는지, 아니면 상향세가 멈췄는지가 PER 한 숫자보다 많은 걸 말해준다.
전망 편차도 함께 봐야 한다. 2026년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은 증권사마다 매출 160조원대에서 190조원대, 영업이익 100조원대에서 120조원대까지 벌어져 있다. UBS는 매출 189조6,260억원, 영업이익 124조5,340억원을 제시했다. 추정이 이렇게 넓다는 것은 그만큼 사이클 민감도가 크다는 신호다. 목표주가도 88만원에서 100만원까지 흩어져 있다.
이럴 때는 하나의 전망치에 기대기보다, 전망이 상향되는지 하향되는지의 흐름과 그 전망의 전제(HBM 가격·물량)가 유지되는지를 보는 편이 안전하다.
지금이 비싼지 싼지는 과거 호황기와 견줘보면 가늠이 선다. 비교할 때는 단순 주가가 아니라 PBR과 이익률을 같이 놓는 게 유용하다.
PBR은 PER과 달리 적자 구간에서도 계산되므로, 사이클 전체를 통과하며 '주가가 순자산의 몇 배까지 받았나'를 역사적 밴드로 볼 수 있다. 과거 호황기의 PBR 상단에 가까운지, 이익률이 이전 고점을 넘었는지를 비교하면 현재 위치가 드러난다.
다만 이번 국면에는 변수가 하나 있다. HBM이라는 고부가 제품이 더해지면서, 피크 이후에도 이익 레벨 자체가 과거보다 높게 유지되는 구조적 변화인지가 시장의 쟁점이다. 그 구조적 변화가 실제라면 과거 밴드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건 아직 확정이 아니라 전망이 갈리는 영역이다.
판단을 돕기 위해, 매수·보유를 결정하기 전 아래 신호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면 된다.
이 신호들이 동시에 켜지면 사이클 고점을 의심할 근거가 된다. 반대로 전망 상향과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낮아 보이는 PER이 함정이 아닐 수도 있다. 숫자 하나가 아니라 이 조합을 함께 읽는 것이 반도체 대형주를 보는 기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