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8월 21일 10년 만에 8시간 전면파업을 벌이면서 누적 생산 차질이 약 5만5200대, 매출 차질이 2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완성차 라인이 멈추면 적시생산 구조상 약 300개 1차 협력사와 3000개 2차 협력사의 납품과 매출도 함께 줄어 부품주로 부담이 번진다. 8월 25일 중앙쟁의대책위 결정과 추가 파업 여부에 따라 차질 규모가 달라지므로 협상 진전을 지켜봐야 한다.
현대차 노조가 8월 21일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하루 종일 라인을 세우는 전면파업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울산·전주·아산 공장의 실제 가동 중단은 오전·오후조를 합쳐 16시간에 이르렀고, 사무직을 포함해 약 3만900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숫자로 보면 규모가 분명해진다. 업계는 이번 임단협 국면의 누적 생산 차질을 약 5만5200대, 누적 매출 차질을 2조3000억원 이상으로 본다. 현대차는 시간당 약 460대를 생산하는데, 라인이 멈춘 시간만큼 이 물량이 그대로 사라진다. 이미 코나는 대기 기간이 3~4개월로 늘었고, 신형 아반떼·투싼 등 하반기 출시 모델의 출고도 밀릴 수 있다.
쟁점은 임금만이 아니다. 노조는 상여금 50% 인상과 함께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상여금 규모를 넘어선 구조적 갈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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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가 주목할 대목은 파업의 영향이 현대차 한 곳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완성차는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고 정해진 순서대로 납품받는 적시생산(JIT) 방식으로 돌아간다. 완성차 라인이 서면 협력사의 납품과 운송 일정도 곧바로 멈춘다.
얽힌 규모도 작지 않다. 현대차 생산망에는 1차 협력사가 약 300곳, 2차 협력사가 약 3000곳 연결돼 있다. 시트나 모듈처럼 특정 차종에 맞춘 부품은 다른 라인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완성차 물량이 빠지는 동안 협력사는 매출이 줄어도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계속 나가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2차 협력사일수록 현금 흐름 부담이 커진다.
과거 사례가 참고가 된다. 2016년 현대차 파업 당시 1차 협력업체 338곳이 입은 피해만 약 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파업이라도 자체 재무 여력이 있는 대형 부품사와 현금 흐름이 빠듯한 중소 협력사가 받는 충격의 크기는 다르다.
여기서 파업 기간이 갈림길이 된다. 하루 이틀에 그치면 부품사 실적은 일시적으로 눌렸다가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장기화하면 분기 실적에 실제로 반영되고, 이 우려가 주가에 먼저 선반영되곤 한다. 완성차 파업 국면에서 부품주가 함께 흔들리는 이유다.
일정부터 정리하면, 노조는 19~20일과 24~25일에 4시간씩 부분파업을, 21일에 8시간 전면파업을 배치했다. 특히 8월 25일에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가 열려 추가 파업 여부를 정한다. 회사가 새 협상안을 내놓지 못하면 생산 차질은 다음 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라면 세 가지를 함께 보면 된다. 첫째, 25일 전후 교섭 재개와 잠정합의 여부다. 합의가 나오면 차질 규모의 상단이 닫힌다. 둘째, 현대차가 공식적으로 갱신하는 누적 생산·매출 차질 수치다. 추가 파업이 이어지면 매출 차질 전망은 2조6000억원대로 커진다. 셋째, 이번 사태가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처음 쟁의권을 확보하는 등 하투가 산업계로 번지고 있어, 완성차 밖 소재·부품 종목에도 영향이 옮겨갈 수 있다.
정리하면 단기 차질 규모보다 파업이 얼마나 길어지느냐가 부품주 실적과 주가를 가른다. 25일 협상 결과가 그 방향을 가늠하는 첫 분기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