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코스피는 1.64% 오른 6687.21로 6680선을 회복했지만,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로 떨어지며 원화가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강해졌다. 원화 강세는 달러로 버는 수출 기업의 원화 환산 실적을 줄여 지수 상승과 별개로 수출주엔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반도체처럼 업황이 강한 업종은 환율 역풍을 상쇄하는 만큼, 보유 종목의 환율 민감도와 업황을 나눠 점검할 국면이다.
9월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7.73포인트(1.64%) 오른 6687.21에 마감하며 668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약 3% 급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6거래일 만에 함께 사자로 돌아선 것이 상승을 이끌었다.
같은 날 원화도 강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9원 내린 1350.4원에 마감했고, 장중에는 2년 2개월 만에 1340원대까지 떨어졌다. 달러 약세에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가 겹친 결과다. 지수가 오르는데 환율이 내리는 조합은 투자자 입장에서 결이 다른 신호다.
지수 상승과 원화 강세가 같이 온 데는 외국인의 셈법도 있다. 원화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는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사두면 주가 상승분에 환차익까지 얹을 수 있다. 이날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매수로 돌아선 흐름과 원화 강세가 맞물린 이유다. 다만 이건 외국인 자금 유입에 유리한 조건일 뿐, 수출 기업의 실적 셈법은 정반대다.
Photo by Andy Li on Unsplash
지수 상승만 보면 반가운 소식이지만, 수출주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환율 방향을 따로 봐야 한다. 수출 기업은 달러로 벌어 원화로 실적을 잡는다. 환율이 내리면 같은 달러 매출이라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든다. 해외에서 매기는 가격의 경쟁력에도 부담이 생긴다.
이번 원화 강세를 부른 배경 자체가 그 부담을 예고한다. 상승 동력이 된 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금리 동결 지지 발언이었다. 미국 금리가 안정되면 달러가 약해지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해진다. 삼성증권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연말 원·달러 전망을 1380원에서 13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전망대로라면 수출 기업의 환율 역풍은 지금보다 더 이어질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결을 나눠야 한다. 이날 상승을 주도한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였다. 원화가 강해지는 국면에서도 반도체가 오른 이유는 환율보다 업황의 힘이 컸기 때문이다. 8월 반도체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216%로 집계됐다.
즉 수출주라고 다 같지 않다. 환율 부담을 이겨낼 만큼 수요와 가격이 강한 업종은 환율 역풍을 상쇄할 수 있다. 반대로 뚜렷한 업황 모멘텀이 없는 수출주는 환율이 그대로 실적 부담으로 남는다.
행동으로 옮긴다면 몇 가지를 점검하는 편이 낫다.
첫째, 내가 담은 종목이나 ETF의 이익이 환율에 얼마나 민감한지다.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원화 강세의 타격이 크다.
둘째, 그 부담을 상쇄할 업황이 있는지다. 반도체처럼 수요·가격이 강한 국면인지, 아니면 환율만 남는 구조인지 나눠 봐야 한다.
셋째, 원가 방향과 환헤지 여부다. 수입 원자재 비중이 큰 기업은 원화 강세가 원가를 낮춰 부담을 일부 덜기도 한다.
환율 전망은 기관마다 엇갈린다. 확정된 그림이 아니라 시나리오로 두고, 9월 10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와 미국 물가지표(PPI·CPI) 발표가 방향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염두에 두는 게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