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0나노급 D램 국가핵심기술을 중국 창신메모리로 넘긴 삼성 전직 임직원 10명을 기소했고, 1심에서 전직 연구원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유출된 18나노 공정이 창신메모리의 D램·HBM 추격 발판이 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라 메모리 경쟁 구도와 직결된다. 투자자는 개별 형량보다 창신메모리의 양산 확대와 기술보호 규제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나노급 D램 국가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로 전직 임직원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 핵심 개발인력 5명은 구속, 나머지 5명은 불구속 기소됐고, 적용된 혐의는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 국외유출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다.
유출된 것은 18나노급 D램 공정의 PRP(Process Recipe Plan)로 알려졌다. 약 600단계에 이르는 제조공정의 순서와 설비 정보를 담은 자료이고, 삼성이 1조6000억원을 들여 만든 기술이다. 한 연구원은 이 정보를 손으로 옮겨 적어 통째로 들고 나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1심 판결은 이미 나왔다. 전직 연구원 전모(56)씨는 2026년 4월 22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약 6년에 걸쳐 29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다. 창신메모리 개발을 총괄한 부장 출신 A씨는 2심에서 징역 6년을 받았고, 파기환송심에서는 6년 4개월로 형이 올라갔다.

Nic Wood
이 사건의 종착지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다. 2016년 5월 세워진 중국 최초의 D램 회사로, 삼성 연봉의 3~4배를 제시하며 한국 인력을 끌어갔다. 검찰은 유출된 공정이 CXMT가 세계 최고 수준의 D램 기술을 확보하고 HBM 개발의 발판을 놓는 데 쓰였다고 판단한다.
숫자로 보면 왜 투자자가 이 재판을 봐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CXMT는 2023년 세계 네 번째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나눠 쓰던 범용 D램 시장에 저가 물량을 대는 경쟁자가 생겼다는 뜻이다. 검찰은 이 유출로 인한 손해를 최소 수십조원, 삼성의 지난해 매출 감소분만 약 5조원으로 추산했다.
이 수치는 재판부의 확정이 아니라 검찰의 추정이다. 다만 CXMT의 추격 속도가 빠를수록 국내 메모리 기업의 범용 D램 가격 방어력이 약해진다는 방향성만큼은 실적과 직접 연결된다.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는 핵심 증거로 지목된 '1031 파일' 등 여러 PRP 파일의 수정 경로와 출처, 압수 과정을 검찰에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증거의 진위와 확보 절차가 쟁점으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유죄가 뒤집혔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남은 피고인들의 형량과 유출 범위 인정 여부는 최종심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 판결 하나에 주가가 크게 움직일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두는 편이 안전하다.
이 재판을 투자 관점으로 좁히면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판결 이후의 규제 방향이다. 국가정보원 집계로 2021~2025년 적발된 산업기술 해외유출은 107건, 이 중 반도체가 40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출 103건 가운데 66건(64.1%)이 중국행이었다. 처벌 강화나 인력 이동 규제가 뒤따르면 기술 방어에는 도움이 되지만 단기 실적 변수는 아니다.
둘째, CXMT의 실제 양산 확대 여부다. 재판 결과보다 이 회사가 범용 D램과 HBM에서 얼마나 물량을 늘리는지가 국내 메모리 가격에 더 직접적이다.
셋째, 삼성전자의 대응이다. 손해배상 청구나 인력·보안 관리 변화가 공식화되면 그때 실적 코멘트를 확인하면 된다.
정리하면 이 재판은 그 자체로 매매 신호는 아니다. 중국 메모리 굴기의 속도와 한국의 기술보호 강도를 함께 읽는 지표로 두고, 후속 조치가 나올 때마다 실적 연결 고리를 점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