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 부문 노조 '동행'이 반도체(DS)와의 성과급 격차를 문제 삼아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성과급 다툼 자체가 주가를 바로 움직일 재료는 아니지만, 핵심 인력 이탈이나 갈등 장기화로 번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9월 말 성과급 기준 공개, 10월 노태문 사장 타운홀, 3분기 실적 등이 갈등의 방향을 가를 분기점이다.

이번 갈등의 뿌리는 부문 간 성과급 격차다. 반도체를 맡은 DS 부문은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특별성과급을 신설했다. 알려진 재원은 DS 영업이익의 10.5%로, 이 중 40%는 전 직원에게 균등 배분하고 60%는 사업부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지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 형태이고, 3분의 1은 곧바로 팔 수 있지만 나머지는 1년과 2년의 매매 제한이 걸린다.
반면 스마트폰·TV·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실적이 부진해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같은 회사 안에서 보상이 크게 벌어지자 DX 직원들의 불만이 쌓였다. 여기에 최대 수십억 원대로 알려진 임원 장기성과인센티브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불만의 초점은 지급 금액에서 보상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옮겨가고 있다. DX 노조 '동행'은 사업부별로 나뉜 재원을 전사 공통 재원으로 묶어 격차를 줄이자고 요구하지만, 회사는 사업부별 성과 재원을 분리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Noe Aer
동행노조는 9월 18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무기한 릴레이 농성에 들어갔다. 회장과의 직접 대화, DS 부문과의 공동교섭 틀 마련, 노조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발대식 현장에 참여한 조합원은 40여 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투자자 입장에서 먼저 구분할 점이 있다. 지금은 집회와 농성 단계이지, 생산을 멈추는 파업이 아니다. 회장 자택 앞이라는 상징적 장소가 화제를 키웠을 뿐, 참여 규모는 삼성전자 전체 인력에 비하면 제한적이다. 그래서 이 사안을 곧바로 실적 훼손으로 연결하기는 이르다.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다툼 자체는 단기 주가를 크게 흔드는 재료가 아니다. 시장이 실제로 주목하는 건 그 다음 단계다. 첫째는 인력 이탈이다. 보상 불만이 핵심 개발인력의 이탈로 이어지면 제품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는 갈등의 장기화다. 농성이 파업이나 대규모 쟁의로 번지면 그때는 생산과 비용 문제가 된다. 셋째는 지배구조 이미지다. 회장 자택 앞 시위가 반복되면 대외 평판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세 가지 모두 아직 현실화한 신호는 아니다. 현재 국면은 '위험이 커졌다'가 아니라 '지켜볼 변수가 생겼다'에 가깝다. 판단을 서두르기보다 다음 일정들의 결과를 보고 방향을 가늠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네 가지 중 뒤로 갈수록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앞의 두 일정이 원만하게 정리되면 이번 갈등은 노사 이슈로 남고, 반대로 실적 부진과 인력 문제가 겹치면 투자 판단에서 무게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