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워런 버핏이 2026년 9월 18일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이 되고, 아들 하워드 버핏이 비상임 회장을, 경영은 올 1월 CEO에 오른 그렉 아벨이 맡는다. 실제 경영권은 이미 아벨에게 넘어가 있어 이번 사임은 상징적 마무리에 가깝고, 올해 버크셔 주가는 약 2% 올라 11% 넘게 오른 S&P500에 크게 못 미쳤다. 앞으로 주가는 인물 교체보다 아벨의 자본배분 성과와 자사주 매입·무배당 원칙 유지 여부에 달려 있으니 첫 대형 투자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

2026년 9월 18일 버크셔 해서웨이는 워런 버핏(96세)이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이 된다고 발표했다. 후임 회장은 아들 하워드 버핏이다. 하지만 이 소식만 보고 '버크셔의 사령탑이 바뀌었다'고 읽으면 절반만 맞다. 회사를 실제로 굴리는 최고경영자(CEO) 자리는 이미 올해 1월 1일 그렉 아벨에게 넘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발표는 버핏이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이사회 의장 자리를 정리한 것에 가깝다.

Alexey K.
지금 버크셔의 지휘 구조는 세 사람으로 나뉜다.
핵심은 하워드 버핏이 경영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성이 버핏이라고 해서 아버지처럼 투자 결정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다. 버크셔의 다음 성과를 좌우할 사람은 아벨이다.
상징적인 리더가 물러날 때 주가는 대개 불확실성 때문에 단기적으로 흔들린다. 다만 이번 승계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버핏의 후계 구도는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고, 아벨은 이미 8개월 넘게 CEO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시장이 놀랄 만한 갑작스러운 교체가 아니다.
실제 숫자도 이를 보여준다. 올해 버크셔 주가는 약 2% 오르는 데 그쳐, 같은 기간 11% 넘게 오른 S&P500 지수에 크게 못 미쳤다. 버핏이라는 이름값에 붙던 이른바 '버핏 프리미엄'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일부 미리 반영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 반대로 말하면, 사임 발표 자체가 새로운 충격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리더 한 사람의 명성에 의존하던 이른바 '키맨 리스크'는 승계가 마무리되면서 오히려 해소되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그 빈자리를 실적으로 채울 수 있느냐다. 상징적 인물이 떠난 뒤 주가의 장기 방향은 결국 후임자가 만드는 성과가 결정한다.
앞으로의 주가는 인물 교체가 아니라 아벨이 버핏식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렸다. 확인할 지점은 분명하다.
버핏의 사임은 분명 한 시대의 마무리다. 그러나 경영 실무는 이미 넘어가 있어 연속성 자체는 확보돼 있다. 주가를 판단하려면 인물 교체 소식보다 아벨이 내놓을 첫 대형 자본배분 결정을 지켜보는 편이 낫다. 버크셔의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