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자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번지며 코스피가 지난주 11.71% 급락하고 6일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충격은 AI 인프라 투자에 실적이 직결된 반도체·광통신·전력기기에 집중됐고, 인터넷·콘텐츠 업종은 상대적으로 버텼다. 다만 규제 강화는 아직 입법 전의 추정이며, 거부권과 필리버스터 탓에 즉각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가지는 확인된 사실이다. 첫째,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가져갔다. 하원은 250석 이상으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승리였고, 대통령이 임기 중 양원을 모두 야당에 내준 것은 오바마 전 대통령 임기 말 이후 처음이다. 둘째, 그 직후 코스피가 무너졌다.
지난주 코스피는 11.71% 급락해 6일 5059.69로 마감했고, 6일 장중에는 8.78%까지 밀려 4911.28을 찍으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장중 5000선을 밑돈 건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변동성 지수 VKOSPI는 65선까지 치솟았고, 외국인은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10조4천억원을 팔았다.
문제는 이 두 사실을 잇는 고리다. 시장이 내세운 연결고리는 'AI 규제 강화 우려'인데, 이건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니라 예상이다.

Jakub Pabis
논리는 이렇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주민 전기요금을 끌어올린다는 비판이 배경이다.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 신규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보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여기서 한 단계가 더 붙는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줄면, 그 투자에 실적을 기대온 반도체와 광통신, 전력기기 업종이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한국 증시가 흔들린 건 바로 이 연결 때문이다. 5일 나스닥이 5.52% 빠지자 다음 날 코스피가 함께 밀렸다.
흔들림은 업종마다 달랐다. 충격이 집중된 쪽은 AI 인프라 투자에 실적이 직결된 반도체였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로 5조4천억원, 삼성전자가 2조2천억원 규모였다. 메모리 반도체와 함께 광통신, 전력기기가 민감도가 높은 업종으로 묶였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버틴 쪽도 있다. 외국인 순매수 1위는 네이버였고 카카오도 매수 상위에 올랐다. AI 설비투자 사이클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인터넷·콘텐츠 플랫폼과 내수 업종이 상대적인 방어막 역할을 한 셈이다.
| 날짜 | 코스피 등락 | 비고 |
|---|---|---|
| 3일 | -3.59% | 선거일 |
| 5일 | -5.28% | 미 증시 급락 영향 |
| 6일 | -6.02% | 장중 서킷브레이커 |
여기서 투자자가 분리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 벌어진 급락은 '사실'이지만, 급락의 명분인 규제 강화는 아직 '추정'이다. 새 의회는 2027년 1월에야 문을 연다. 그 전까지 바뀐 법은 없다.
실제 입법 장벽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이 있고 상원에는 필리버스터라는 벽이 있어, 민주당이 국가 차원의 AI 규제 법안을 곧장 통과시키기는 어렵다는 게 블룸버그 등의 평가다. NH투자증권은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면 위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민주당도 중국과의 AI 경쟁에는 찬성하는 만큼 건설을 원천 차단할 유인이 작고, 규제의 초점도 건설 금지보다 주민 전기요금 부담 완화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선거 결과와 시장 반응은 확정이고 '규제가 반도체 수요를 꺾는다'는 시나리오는 아직 가정의 영역이다. 둘을 같은 무게로 두면 공포에 휩쓸리기 쉽다.
방향을 가를 신호는 엇갈린다. 완화 쪽을 보면, 6일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이 반등했고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 넘게 올랐다. 규제 공포가 선거 직후를 정점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는 분석이 여기에 기댄다.
하방 쪽 변수도 남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서버 임차 용량을 줄인다는 보도가 나왔고, 미국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도 후퇴했다. 결국 이번 주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지, 미국 기술주 반등이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투자심리가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