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6% 줄며 월가 예상(+0.1%)을 뒤엎었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0.2% 안팎 하락하며 반도체주가 특히 약했다. 소비 둔화 신호에도 9월 금리 동결 확률이 67%로 오르는 등 시장은 금리 인하보다 실제 경기 둔화를 더 걱정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는 광복절 주말을 지나 17일 개장에서 이를 처음 반영하는 만큼 반도체와 미국 소비 노출 업종, 외국인 수급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 상무부가 14일(현지시간) 내놓은 7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6% 줄었다. 월가가 기대한 0.1% 증가를 크게 뒤엎은 감소로, 1년여 만의 최대 낙폭이다. 같은 날 나온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도 51.0으로 예상(54.5)을 밑돌아, 지난주 부진했던 고용지표에 이어 소비까지 식고 있다는 신호가 겹쳤다.
다만 뉴욕증시 낙폭은 크지 않았다. 다우존스는 0.20% 내린 5만3732.41, S&P500은 0.17% 내린 7785.76, 나스닥은 0.28% 내린 2만6729.16으로 마감했다. 지수 자체는 소폭 조정에 그쳤지만 반도체가 눈에 띄게 빠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0.31% 내린 가운데 반도체 장비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5.12%, 브로드컴이 5.94%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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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둔화는 보통 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져 증시에 완충이 된다. 그런데 이번엔 그 기대가 오히려 물러섰다. CME 페드워치 기준 9월 금리 동결 확률이 67%로 올랐고, 인하가 아니라 인상 가능성(33%)이 함께 거론됐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물가 부담이 남아 있는 탓이다.
그래서 시장은 소비 부진을 '인하 재료'가 아니라 '경기 둔화 경고'로 받아들였다. 지수가 크게 밀리지도, 안도 랠리를 벌이지도 않은 어정쩡한 마감은 이 두 힘이 맞선 결과로 볼 수 있다.
8월 15일은 토요일이자 광복절이라 국내 증시는 쉬었다. 이 지표가 코스피에 처음 반영되는 시점은 주말을 지난 17일 월요일 개장이다.
미국 소비지표 부진이 국내 증시로 넘어올 때는 대체로 정해진 통로를 탄다. 과거 사례와 비교해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간밤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얼마나 밀렸는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를 얼마나 따라가는지다. 둘째,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 때 나타나는 외국인 순매도 여부다. 셋째,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더해진다. 이번엔 반도체 장비주가 앞장서 빠졌다는 점에서 반도체 대형주의 개장 초반 흐름이 특히 가늠자가 된다.
방향이 확정된 국면은 아니다. 소비 둔화가 실제 침체로 번지는지, 아니면 일시적 숨 고르기인지는 이후 지표로 갈린다. 그 사이 눈여겨볼 업종은 대략 이렇게 갈린다.
정리하면 이번 지표는 증시를 한 방향으로 밀어붙일 만큼 강하지도, 무시할 만큼 약하지도 않았다. 17일 개장에서 반도체 대형주와 외국인 수급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가 단기 방향을 읽는 첫 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