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사가 8월 25일 기본급 10만원 인상 등을 담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현대차에 이어 완성차 파업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됐다. 하반기 생산차질 우려가 줄면서 완성차 종목의 실적 가시성은 개선되는 방향이지만, 무분규는 시장이 기대해온 시나리오라 그 자체가 주가 상승 동력이 되기는 어렵다. 잠정합의는 확정이 아니어서 기아 28일, 현대차 31일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아 노사가 8월 25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하루 전 새벽 현대차가 17차 교섭 끝에 합의안을 내놓은 데 이어, 완성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던 협상 테이블이 정리된 것이다. 노조는 26일과 28일 4시간, 27일 2시간씩 부분파업을 예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합의안이 28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기아는 2021년부터 6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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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잠정합의안의 핵심은 기본급 10만원 인상이다. 여기에 경영성과금 300%와 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와 470만원, 2026 오토카 어워즈 수상 기념 격려금 400만원이 붙는다. 단체교섭 타결 명목으로 자사주 47주가 지급되고, 최대 생산·판매 목표를 달성하면 특별 50만 포인트가 더해진다. 사회공헌기금 40억원 출연도 포함됐다.
노조는 당초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을 요구했다. 요구안과 합의안 사이의 간격은 성과금과 격려금, 자사주로 메운 구조다. 기본급 자체보다 성과 연동 보상을 키워 회사의 고정비 부담은 줄이고 조합원 실수령액은 높이는 방식이다.
같은 그룹이지만 두 회사가 결과에 이른 경로는 달랐다. 현대차는 5월부터 17차례 본교섭을 벌였고 누적 60시간의 파업을 거쳐 8월 25일 새벽에야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기본급 10만원, 성과급 400%에 일시금 1270만원, 주식 15주, 그리고 기술직 500명 신규 충원이다.
기아는 파업을 반복하기보다 현대차와 같은 기본급 인상 폭에 성과 보상을 앞세워 무분규 타결을 노렸다. 자사주만 놓고 보면 기아 47주가 현대차 15주보다 많다. 파업이라는 카드를 실제로 꺼내느냐 아니냐가 두 회사의 갈림길이었다.
완성차 5개사 임단협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하반기 생산차질이라는 반복적 리스크가 상당 부분 걷혔다. 현대차가 감수한 60시간 파업은 그만큼의 생산 손실을 뜻했는데, 기아까지 파업 없이 넘어가면 그룹 전체의 하반기 실적 가시성은 개선되는 방향이다.
다만 파업 리스크 해소가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분규 타결은 시장이 어느 정도 기대해온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임단협 결과는 악재가 사라지는 쪽에 가깝지, 새로운 상승 동력을 만드는 재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관세와 전기차 수요 같은 변수가 여전히 실적의 더 큰 축이다.
정리하면 이번 합의는 완성차 종목의 하방 불확실성을 줄이는 재료다. 노사 리스크가 컸던 종목일수록 그 완화 효과가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매수 판단은 임단협보다 판매 실적과 수익성 지표를 함께 놓고 보는 편이 맞다.
잠정합의는 아직 확정이 아니다. 기아는 28일, 현대차는 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남겨두고 있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 교섭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파업 시나리오가 다시 살아난다.
투표를 앞둔 투자자라면 두 회사의 가결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특히 기아는 6년 연속 무분규 기록이 걸려 있는 만큼, 28일 결과가 완성차 업종 전반의 노사 리스크를 판단하는 기준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