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10월 21일 반도체 포럼에서 국산 차량용 반도체 13종 개발과 이르면 2029년 현대차·기아 양산차 첫 탑재 계획을 밝혔다. 다만 개발부터 양산까지 4~5년이 걸리고 국산화율이 5% 미만인 초기 단계여서, 2029년 전까지 실적에 반영될 양산 매출은 사실상 없다. 투자자는 발표 자체보다 양산 공급계약 공시와 9종의 양산 전환, 2027년 시험차 투입 같은 구체적 신호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현대모비스는 10월 21일 제2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SK)'에서 국산 차량용 반도체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포럼 출범 뒤 1년간 발굴한 협업 과제 19건 가운데 13종의 개발을 확정했고, 이 중 9종은 현대차·기아와 협의해 양산 목표 차종까지 정했다. 적용 품목은 차량용 MCU와 통신·전원 반도체다.
일정의 뼈대는 이렇다. 반도체를 탑재한 제어기는 2027년부터 시험 차량 초기 단계에 투입돼 검증을 거치고, 이르면 2029년 현대차·기아 양산차에 처음 실린다. 이규석 사장은 칩 개발에 2~3년, 차량 적용과 신뢰성 검증에 1.5~2.5년이 들어 전체로 4~5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참여 기업·기관은 27곳에서 53곳으로 늘었다.
전제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이 사장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율이 5% 미만이라며 생태계가 매우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발표는 성과 보고가 아니라 자립 로드맵의 출발점에 가깝다.

Andrey Matveev
투자자 입장에서 핵심은 "이 일정이 언제 돈이 되느냐"다. 결론부터 보면, 2029년 이전에 이번 국산 반도체가 양산 매출로 잡힐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 지금은 개발과 차량 시험 단계여서 개발비와 인증·검증 비용이 먼저 나가는 구간이다.
| 시점 | 단계 | 실적 영향 |
|---|---|---|
| 2026 | 13종 개발 확정, 9종 차종 확정 | 거의 없음 |
| 2027 | 시험 차량 초기 투입·검증 | 개발·인증 비용 발생 |
| 2029~ | 이르면 양산 첫 탑재 | 양산 매출 시작 |
주의할 표현이 하나 있다. "양산 목표 차종 확정"은 양산 공급 계약과 다르다. 9종의 차종이 정해졌다는 것은 개발 방향이 구체화됐다는 뜻이지, 구매 물량과 단가가 확정된 계약은 아니다. 2029년도 "이르면"이라는 조건이 붙은 목표 시점이라, 차종 개발 일정이 밀리면 반도체 일정도 함께 밀릴 수 있다.
발표 자체는 방향성이다. 실제 주가 재료가 되는 신호는 따로 있고, 투자자가 추적해야 할 지표는 다음과 같다.
이 가운데 가장 무게가 큰 것은 공급계약 공시와 양산 전환 비율이다. 개발 품목 수나 참여사 확대는 뉴스는 되지만, 그 자체로 매출을 담보하지 않는다.
일정 리스크가 가장 크다. 차량 플랫폼이나 차종 개발 일정이 바뀌면 반도체 적용 시점도 연동돼 움직인다. 특정 차종 전용으로 설계한 반도체는 적용 범위가 좁아 개발비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산 설계가 곧 공급망 독립을 뜻하지도 않는다. 파운드리와 소재, 패키징에서 해외 의존이 남아 있고, 정부 지원이 R&D에 치우치면 양산 단계에서 사업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고로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TrendForce 전망 기준 2024년 약 677억 달러에서 2029년 약 969억 달러로 연평균 7.4%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기존 글로벌 공급사와의 경쟁도 함께 커진다.
정리하면 이번 발표는 실적 트리거가 아니라 중장기 스토리다. 국산화율 5% 미만에서 출발하는 구조여서, 단기 재무 기여가 낮다는 점은 회사도 인정했다. 단기 테마성 매매로 접근한다면 발표 당일의 기대감과 실제 수주 공시 사이의 간극을 경계해야 한다.
반대로 장기 관점이라면 기준은 분명하다. 양산 공급계약 공시가 실제로 나오는지, 13종이 양산으로 얼마나 전환되는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 테마를 실적 모멘텀이 아니라 공급망 투자 스토리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