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호르무즈 해협 협상 교착 속에 하루 만에 5% 넘게 뛰며 WTI가 배럴당 82달러를 돌파했다. 유가에 민감한 정유·항공·해운주는 방향이 엇갈리는데, 정유주는 단기 수혜를 보는 반면 항공주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 유가 상승이 지정학적 공급 충격에서 비롯된 만큼 추격 매수보다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현지시간 8월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82.13달러로 하루 만에 약 5.1% 뛰었다. 브렌트유도 87.72달러로 5% 올랐다. 미국유 기준으로 다시 80달러대를 넘긴 것이다.
방아쇠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교착이다. 이란은 해협 재개방의 조건으로 해상 봉쇄 해제, 미군 철수, 제재·동결 자산 해제 등 여러 요구를 내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배상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정유시설 공격,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시설 드론 타격이 겹쳤다. 미국 전략비축유가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점도 불안을 키웠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호르무즈가 막히면 공급 충격은 더 커진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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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는 이미 싸게 사둔 원유 재고의 평가이익이 커져 단기적으로 실적에 도움이 된다. 특히 S-Oil은 재고자산 원가를 선입선출법으로 처리해, 평균법을 쓰는 다른 정유사보다 유가 상승 국면에서 이익이 더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유가가 뛰는 날 정유주가 함께 강세를 보이는 배경이다.
다만 정유사의 진짜 실적은 원유를 사서 석유제품으로 팔 때 남는 차익, 즉 정제마진에서 나온다. 유가가 급등해도 휘발유·경유 같은 제품 가격이 그만큼 따라 오르지 못하면 마진은 오히려 눌릴 수 있다. 재고 효과에 따른 반짝 상승과 구조적 이익을 구분해서 봐야 하는 이유다. 유가가 다시 꺾이면 이번엔 재고평가손실로 되돌아온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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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주는 정반대 위치에 있다. 항공유는 항공사 매출원가의 25% 안팎을 차지해, 유가 상승은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상승분을 운임에 즉시 전가하기 어렵고, 저비용항공사는 재무 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타격이 더 크다.
해운주는 방향이 엇갈린다. 지정학적 긴장으로 물류 차질과 운임 상승 기대가 커지면 강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연료비 부담이라는 반대 요인도 동시에 안고 있다. 실제로 이런 지정학 불안 국면에서는 방산·정유·해운이 강세를, 항공·화학이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자주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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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이번 유가 상승의 성격이다. 수요가 좋아서가 아니라 지정학적 공급 충격으로 오른 것이라, 협상 국면에 따라 방향이 급변할 수 있다. 호르무즈 협상에 진전이 생기면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할 위험도 크다.
따라서 정유주라도 지금 가격이 이미 기대를 상당히 반영했는지, 항공주라면 하락이 과도한지 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단일 뉴스에 쫓기듯 추격 매수하기보다, 정제마진·유가 지속성·기업별 재무 상태를 함께 확인한 뒤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유가 방향을 확신하기 어렵다면 특정 종목에 몰아넣기보다 비중을 나눠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