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 이후 비트코인이 8만달러 아래 7만8000달러선으로 밀렸고 같은 날 코스피도 2%대 급락했다. 9월 FOMC 금리 인상 확률이 35%대에서 57%대로 뛰면서 코인과 주식에서 자금이 동시에 빠지는 국면이 됐다. 인상 확률과 국채금리·달러·ETF 자금 흐름을 함께 보면 이 조정이 일시적 심리인지 추세 전환인지 가늠할 수 있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7만8000달러선으로 밀렸다. 8월 31일 기준 7만8052달러였다. 이더리움과 솔라나 같은 다른 코인도 2~3%씩 함께 내렸다.
주목할 점은 같은 날 코스피도 흔들렸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이날 개장부터 2.58% 하락한 6,613선에서 출발해 오전 한때 2.7% 넘게 밀렸다. 코인과 주식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Bor Jinson
두 시장을 동시에 끌어내린 트리거는 같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8월 28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물가를 두고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시장은 이를 금리 인상 신호로 읽었다. CME 페드워치 기준 9월 FOMC 금리 인상 확률은 발언 전 35.4%에서 발언 뒤 57.5%로, 하루 만에 20%포인트 넘게 뛰었다. 이후에도 인상 쪽에 무게가 실리며 확률은 절반을 웃돌았다.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 돈의 흐름이 바뀐다.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오르고, 안전자산의 매력이 커진다. 반대로 비트코인과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종종 위험자산 심리의 선행 신호로 읽힌다. 24시간 거래되는 데다 규제나 실적 같은 개별 변수보다 유동성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코인이 유동성 축소 신호에 먼저 반응하고, 시차를 두고 주식이 따라가는 흐름이 이번에도 나타났다.
한 가지 짚을 대목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시장의 관심은 '언제 금리를 내리느냐'였다. 그런데 지금은 방향이 반대다. 실제로 9월에 금리가 오르면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 된다.
인상 우려에는 유가도 얽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물가를 다시 자극하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인하는커녕 인상 카드가 살아난다는 게 워시 발언의 핵심이었다.
같은 충격이라도 코스피가 받는 타격은 더 크다.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국면에서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 증시에서 먼저 빠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언 이후 외국인은 하루 9000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한 날도 있었다.
여기에 유가 상승과 지정학 리스크가 더해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은 이중으로 압박을 받는다. 비트코인의 하락이 국내 투자자에게 남의 일이 아닌 이유다.
이 조정이 일시적 심리 냉각인지, 추세 전환의 초입인지는 몇 가지 지표로 가늠할 수 있다.
이 지표들이 동시에 진정되면 조정은 짧게 끝날 수 있다. 반대로 금리와 달러가 계속 오르면, 비트코인이 먼저 보여준 신호가 증시로 번지는 국면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