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26년 10월 15일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처음 심의했지만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자료를 더 보겠다며 결론을 재논의로 넘겼다. 사고관리계획서 등 다른 안건은 통과돼 절차가 멈춘 것은 아니지만, 재상정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승인 시점의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투자자는 허가와 실제 재가동이 분리된다는 고리 2호기 선례를 염두에 두고 원안위 재상정 일정과 한수원의 정비·재가동 공시를 확인해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26년 10월 15일 회의에서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처음 심의했다. 같은 날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과 운영변경허가안은 의결됐지만, 계속운전 허가안만 "추가 검토 후 재논의"로 넘어갔다. 위원들이 방사선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자료를 더 보겠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절차가 멈춘 게 아니라는 점이다. 허가의 전제가 되는 다른 안건들은 처리됐고, 계속운전 심의만 한 차례 더 남았다. 다만 재상정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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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운전은 설계수명 40년을 넘긴 원전을 10년 더 돌리기 위한 심사다. 순서가 정해져 있다. 한수원이 주기적 안전성 평가와 주요기기 수명평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고리 3·4호기는 2022년 관련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며 절차를 시작했다.
다음은 주민 공람이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주민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받는다. 공람 과정에서 요청이 있으면 공청회를 연다. 공청회와 공람에서 모인 의견을 반영한 본안을 원안위에 제출하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심사를 거쳐 원안위가 최종 심의·의결한다.
이번에 재논의로 넘어간 지점이 바로 이 마지막 단계다. 공람과 공청회를 지나 심의대에 올랐지만, 평가 자료를 더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고리 3호기는 1985년 9월, 4호기는 1986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40년 설계수명이 차면서 3호기는 2024년 9월 28일, 4호기는 2025년 8월 6일 가동을 멈췄다. 두 호기 모두 지금은 서 있는 상태다.
계속운전이 승인되면 수명은 10년 늘어난다. 3호기는 2034년 9월 28일, 4호기는 2035년 8월 6일까지 운전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심의가 길어질수록 멈춰 선 기간도 함께 길어진다.
바로 앞 선례가 고리 2호기다. 2호기 계속운전 심사도 한 번에 끝나지 않았다. 2025년 9월 25일 회의에서 보류됐고, 10월 23일에는 사고관리계획서만 먼저 승인됐다. 계속운전 허가는 11월 13일 세 번째 회의에서 의결됐다. 위원 6명 중 5명이 찬성한 5대 1 표결이었고, 수명은 2033년 4월 8일까지 10년 연장됐다.
여기서 투자자가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허가가 곧 재가동은 아니라는 점이다. 2호기는 허가 뒤에도 현장점검 등 후속 절차를 남겨 뒀고, 한수원이 제시한 재가동 목표 시점은 이듬해 2월이었다. 승인과 실제 가동 사이에 몇 달의 시차가 생긴다.
원전 관련주는 주기기 제작, 정비·운영, 설계 등으로 나뉜다. 계속운전은 이들 기업에 정비와 설비 교체 물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심의 일정 자체가 주가 재료가 된다. 다만 이번처럼 결론이 미뤄지면 재료가 현실화되는 시점도 함께 밀린다.
다음 항목을 체크리스트로 두면 된다.
정리하면 이번 보류는 부결이 아니라 한 단계 지연으로 보는 편이 맞다. 고리 2호기가 보류 뒤 한 달여 만에 통과한 전례를 떠올리면, 방향보다 속도의 문제에 가깝다. 재상정 일정이 나오는 때가 다음 분기점이다.